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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저링 The Conjuring (2013)

컨저링 The Conjuring (2013)

멧가비|2015년 7월 20일

조용하다가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다든지, 피칠갑 분장으로 혐오감 주는 등의 얕은 수를 쓰지 않는 공포 영화라서 좋다. 감독의 최근 다른 영화들을 봐도 그런 고전적인 방식엔 크게 관심이 없는 느낌이다. 대낮에 귀신이 나오는 것만 봐도. 인시디어스 시리즈에 이어 명암을 다루는 스킬이 더 훌륭하다. 극중 인물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같이 보여준다든지, 앵글 어딘가에 구석진 어둠을 배치함으로써 실제로 뭔가 튀어나오지 않아도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나올듯 말듯 타이밍을 재는 밀당 스킬이 거의 예술의 경지다. 물론 전작들처럼 중반을 넘어가면 뭔가 상황이 구체적이 되면서 액션 장르로 돌변한다. 폴터가이스트 현상 비슷한 게 갑자기 샷건을 쏘는 순간 모든 긴장이 해소되고 다른 장르의

맨 프롬 어스 - 반전은 거짓이다

맨 프롬 어스 - 반전은 거짓이다

멧가비|2015년 7월 9일

The Man From Earth (2007) 재밌게 봤고, 분명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의 좋음과는 별개로 주인공 존은 좀 까야겠다. 존의 커밍아웃이 진짜인지 구라인지 모호하게 연출해서 열린 결말인 척 하다가 막판에 진짜 인증. 어쨌거나 '불로불사'의 삶을 살아 온 건 맞는 걸로 쐐기 박고 영화는 끝난다. 그러나 존이 밝힌 그 행적들마저 모두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느냐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다. 모르긴 몰라도 존 그 자신이 예수이며 붓다의 제자였다고 밝힌 부분은 순 뻥이라고 본다. 백 살을 채 못 넘기는 보통의 사람도 살아가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성장하고 인품이 넓어지기 마련이다. 나이를 똥구멍으로 쳐먹는 인간들도 더러는 있지만 그 와중에도 노련함이나 최소한 잔대가리는

이미테이션 게임 - 못생김을 연기한 컴버배치

이미테이션 게임 - 못생김을 연기한 컴버배치

멧가비|2015년 3월 19일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2014)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매체를 막론하고 영웅담 중에 제일 답답하고 뚜껑 열리는 영웅담은, 주인공이 자기 한 몸 희생해서 외부의 적과 싸우겠다는데 도와줘도 모자랄 내부인들이 자꾸 이것 저것 태클거는 스토리다. 관객 입장에서야 결과를 알고 보는 거니까 그렇다지만 어쨌거나 주인공 앨런이 온갖 겐세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진짜 요샛말로 이런 게 바로 '발암'인가보다. 영화에서 나오는 말처럼, 전쟁이란 게 참 두 세력간의 무력 충돌만 있는 게 아니긴 한가보다. 책상물림 암호 해독가로서 첩보전을 치른다는 것도 보이지 않는 피가 튀는 또 하나의 전장인 듯 하다. 국어 시간에 배웠던 '소리없는 아우성'이란 말처럼 말이다.

[영드] 아워 주 Our Zoo (2014)

[영드] 아워 주 Our Zoo (2014)

멧가비|2015년 2월 27일

동물원을 차리기로 결심한 남자와 그 가족들의 신경질적이면서도 훈훈한 이야기. 물론 동물들이 많이 나오니 눈요기도 좋고 영드 특유의 채도 낮은 색감과 고즈넉한 시골 풍경도 좋고. 신념이 강하지만 그만큼 고집도 강한 주인공 조지. 엄마와 아내의 고부갈등. 징징대는 큰 딸내미의 소소한 허영심 등, 스케일이 다른 덕질을 시작한 남자와 가족들간의 갈등은 드라마의 전개를 좌우할만큼 극적이거나 첨예하지 않고, 딱히 가족들간의 사이가 벌어지지도 않을 딱 현실 만큼의 갈등이라 되려 더 와닿는 부분이 있다. 물론 그만큼 더 기빨리기도 하지만. 영화 '뜨거운 녀석들'의 하드코어 노인네들처럼 공공선을 주장하는 이 드라마의 주민들이 악역 아닌 악역 포지션이긴 하지만, 당시 시대 상황과 마을이 전통적으로 지켜가는 고집스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