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패러디

포스트: 27
Tags

Posts

27 posts

오스틴 파워스 Austin Powers: International Man Of Mystery (1997)

멧가비|2018년 11월 3일

패러디 영화라는 게, 그냥 다른 영화의 유명 장면들을 흉내내면서 말초적이고 휘발성 강한 웃음을 자극하는 류가 있다. 이를테면 [못말리는 람보] 등의 영화가 그렇다. 이런 건 웃음의 수명이 짧다. 영화 속에 전시된 레퍼런스들을 추억하는 세대가 사라지면 그 패러디의 수명도 끝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좀 얄팍하잖아. 그저 내가 아는 그 장면들을 어떻게 따라하는지 구경하기 위해 영화 한 편의 러닝타임 씩이나 필요한가. 이 영화는 패러디라는 것을 하나의 장르로 승화시키는, 패러디라는 건 이렇게 하는 거다, 의 정석을 보여주는 좋은 표본이다. 이 영화가 레퍼런스로 삼은 '007 시리즈나 영국 드라마 [어벤저스], [6백만 달러 사나이], [국제 첩보국 (The Ipcress File, 1965)] 등의 작품들에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2012)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2012)

멧가비|2018년 7월 28일

9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 감독 중 하나로 팀 버튼을 꼽는 데에 이견을 제시할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90년대와 함께 버튼의 전성기도 막을 내리는데, 비평적으로 실패작만 줄 세우던 버튼이 2010년대에 와서 문득 리메이크작을 들고 나온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그것도 장편 영화 데뷔 직전에 만들었던, 일종의 실험에 가까웠던 그 문제적 중편을 말이다. 월트 디즈니 산하, 적은 예산의 중편으로는 다 이루지 못했던 원작의 비전을, 전성기는 훌쩍 지난 거장이 느긋하게 그리고 아낌 없이 모두 쏟아 붓고 있는 영화다. 전성기의 재기 넘치는 기운이 여전하다고는 말 할 수 없겠으나, 전성기처럼 즐거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원작이 제임스 웨일의 1931년작에 대한 귀여운 오마주였다면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1984)

프랑켄위니 Frankenweenie (1984)

멧가비|2018년 7월 28일

분명히 해 둬야 할 것은, 팀 버튼이 이 작품을 시작으로 그의 전성기 필모그래피 내내 반복 재해석하는 프랑켄슈타인의 전설은 메리 쉘리의 원작이 아닌, 축약판이라 볼 수 있는 제임스 웨일의 1931년 영화를 직접적인 레퍼런스로 삼는다는 사실이다. 창조주를 저주하고 고성을 떠나 마을로 내려왔다가 결국 횃불을 든 군중에 쫓겨 풍차에서 분사(焚死)하는 괴물. 그 이미지에 대한 다각적 재창조만으로 버튼이 얼마나 많은 걸작을 남겼는지를 찬찬히 살펴 보면, 레퍼런스에 대한 그 집요한 경외심과 경제적인 소재 활용에 감탄이 나올 정도다. 본격적으로 장편 영화 감독이 되기 직전 완성한 이 30분 짜리 중편에는, 제임스 웨일의 영화 안에서 마치 무성 영화 주인공처럼 활개치던 몬스터의 희비극적인 이미지가 오롯이 카

화성침공 Mars Attacks! (1996)

화성침공 Mars Attacks! (1996)

멧가비|2018년 1월 10일

내가 아는 한 가장 황당하고 귀여운 영화화. 원작이 된 60년대의 트레이딩 카드가 그 폭력성과 기괴함, 불경함 등으로 인해 한 동안 생산중지 됐었다는 일화는, 냉전시대의 엄숙주의에 도발하는 그런 점에 오히려 이끌렸을 팀 버튼의 반사회적 악취미를 떠오르게 해 웃음이 나온다. 이에 더해지는 것은 버튼이 그의 주요 필모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애정을 드러냈던 우상, '에드 우드'에 관한 헌사다. 철딱서니 없이 빙글빙글 도는 50년대 느낌의 비행접시들도 있지만, 껌을 아주 맛있게 씹는 빙글뱅글 드레스의 여체형 수트는 명백히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뱀피라'의 재해석이다. 그 기원이 된 고전의 영화사적 난해함 때문에라도 일반적인 해법이나 미학적 분석으로는 평가하기 힘들다. 작품 내내 무차별적인 파괴와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