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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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Super (2010)
킥애스 시리즈에서 활극성과 유머를 싹 걷어내면 이 영화같은 물건이 남을 듯 하다. 일생 통틀어 아내를 만난 게 유일한 행운인 한심한 남자가 그 아내를 뺏기고 엄청나게 빡친다. 그 빡을 해소하기 위해 가면 쓴 자경단이 되는데 그 결정적인 결심의 계기도 한심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 모두 한심하다. 너무 한심해서 불쌍한데, 불쌍하지만 한심한 남자. 어쩌면 현실보다도 더 시궁창같은 삶을 사는 남자가 가면 하나 쓰고 폭력의 세상에 들어가다보니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처절한 전개가 펼쳐진다. 만화처럼 극적인 파워업, 믿음직한 사이드킥도 없다. 사이드킥을 자처하는 리비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라서 없는 게 낫지 싶을 정도. 한심한 영웅이나 아슬아슬한 사이드킥이나 용기만 가상하지 결코 그 이상이 되지 못한다.

커뮤니티 S06 E10, E11
E10 일상을 TV쇼의 일부로 인지하는 아벳의 망상(?)적인 면을 잘 살린 간만에 재미난 에피소드. 보면서, 진짜 저러다 타임워프라도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은근히 흥미진진했다. 뭔가 장르의 벽을 뛰어넘은 듯 하지만 알고보면 그냥 아벳의 머리 속에서 벌어지는 일일 뿐이다, 라고 능청떠는 게 꼭 타임라인 에피소드를 연상케 했다. E11 역시 커뮤니티는 페인트볼이지. 이게 없으면 새 시즌이 아님. 시즌1에서 페인트볼 대회 처음 할 때만 해도 다들 '시발 이게 뭐임, 왜 이렇게까지 함' 같은 반응이었는데, 어느새 학교 전통이 됐는지 학교에서 주최를 안 하면 자기들끼리라도 음성적으로 한다는 게 참 격세지감이다. 시즌5는 라바 게임인지 뭔지로 때워서 아쉬웠는데 간만에 하니까

커뮤니티 Community S05E08
커뮤니티는 원래부터 장르 패러디를 기가 막히게 잘 하는 드라마였는데 하다하다 계급사회 SF까지 다룰 줄이야. 별 거 아닌 것 같았던 소셜 앱 하나로 그린데일이 갑자기 SF 계급 사회로 변해버린다. 이런 식의 장르 패러디는 커뮤니티의 주종목일 뿐 아니라 이번 회차는 그 패턴마저도 굉장히 익숙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재밌다. 압권은 제프리가 갑자기 스탠딩 코미디언 흉내를 내는 부분. 한창 재밌게 보면서도 씁쓸해지는 건 역시나 트로이, 피어스의 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트로이가 있었으면 별다섯개 상류층과 브리타의 혁명군 외에 제3의 세력을 만들던가 했을 것만 같다. 피어스가 있었더라면 변방으로 몰려나 돌연변이한 좀비 인류 쯤 되지 않았을까. 시발 상상하니까 더 쓸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