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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posts메이드 인 루프탑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들의 사랑을 다루는 퀴어 영화에서, '평범함'은 귀하디 귀한 행복일런지도 모른다. LGBTQ를 아직도 반기지 못하고 있는 사회적 통념상, 일반 이성애자 커플들처럼 밖에서 손을 잡은채 소소한 데이트를 한다는 게 어디 그들에게 쉬운 일이겠는가. 남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보이고, 이성애자들이 으레 그렇듯 데이트 신청의 순간에 순수한 떨림을 느끼고, 또 사회적 규범과 부모의 반대 따위 이유들로 맞게된 이별이 아니라 정말 관계 안에서 만의 이유로 맞게된 이별 등. 어쩌면 동성애자들에게 그 작은 평범함들은 남들의 큰 특별함들보다 훨씬 더 귀할 것이다. 의 순수한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다. 안 그런 작품들도 있었지만, 대개의 퀴어 영화들은 모두 편견의
자산어보
설경구의 정약전은 일종의 실리주의자처럼 소개된다. 아니, 현실주의자인가? 뭐, 실리가 곧 현실이고 현실이 또 실리로 이어지는 것이니 어쩌면 둘 다라고 하겠다. 정약전을 천거한 정조 역시 그에게 당부하는 것은 오로지 '버티라'는 말 뿐이었다. 국정을 돌보고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하여 부국강병을 이룩하라- 따위의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같은 뻔한 내용이 아니라, 관직 생활 하다보면 앞으로 칼로 베이고 오물을 뒤집어 쓰는 것만 같은 여러 풍파들이 있을지언대 그 모든 걸 그저 묵묵히 버티라는 매우 현실적인 조언. 정말 재밌는 건, 그런 실리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인 정약전이 천주교인이었다는 데에 있다. 하늘 위의 그 아버지를 단 한 번도 본적 없었을 텐데, 어떻게 실리/현실주의자로서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을 믿었던
[자산어보] 삶의 벽과 호기심
이준익 감독의 흑백영화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쓴 책의 서문에 등장하는 창대라는 인물을 상상하여 그려낸 영화로 사실 그리 기대되는 소재는 아니었는데 진득하니 풀어내서 좋았습니다. 삶의 벽에 부딛친 청년과 중년의 시선과 돌파구를 보여주는게 시원하진 않더라도 마음에 드네요. 변요한과 설경구의 케미도 좋았고 특별출연으로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 류승룡, 조승연, 최원영, 조우진, 윤경호 등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나와서 장기를 절제감있게 보여주기 때문에 잔잔함 가운데서도 시간가는지 모르고 볼 수 있었습니다. 희망적이지는 않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해가 가는 영화였네요. 이하부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벽을 느낀 사람으로서 더욱더 공고한 시대를 동양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이준익 감독 신작, "자산어보" 포스터들 입니다.
이 영화도 슬슬 공개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한 영화중 하나이기도 하죠. 이번에 의외로 강렬한 영화가 될 거라고는 하는데, 정말 어떤 방향으로 강렬할지는 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