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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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트리니티 Blade: Trinity (2004)
앞선 두 편이 그러했듯, 이 영화 역시 배트맨 시리즈의 구조를 따라가는 방식을 취한다. 즉, 배트맨 시리즈의 몰락마저 간단히 재현해낸다는 것. 워너는 예나 지금이나 가능성 있는 시리즈에 재 뿌리는 짓을 참 잘 한다. 다짜고짜 새 캐릭터만 투입하면 잘 될 거라고 믿는 워너의 무신경한 기획은 '배트맨과 로빈'에 이어, 이 영화, 그리고 '던 오브 저스티스'로 이어진다. 남자 둘에 여자 하나 조합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누군가가 영화 제작 파트 수뇌부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좋은 감독이 각본도 잘 쓰는 게 아니라는 잭 스나이더의 예처럼, 데이빗 S. 고이어는 좋은 각본가가 감독도 무조건 잘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전작들과 달리 대놓고 뱀파이어처럼 생긴 뱀파이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것은

MCU 울트론과 로보캅
리메이크판 '로보캅' 도입부에서, 매톡스가 군수 로봇들을 통솔하며 테헤란 시민들을 검문하는 장면. 이는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 군단이 소코비아 군중들을 통제하던 모습과 흡사하다. 어쩌면 '로보캅'에서 옴니콥이 그리는 비전, 그리고 실제로 꽤 이룩해놓은 압제적 세계관은 어쩌면 토니 스타크가 무의식적으로 그렸던 비전의 궁극적 실현 형태일 수도 있다. 혹은 MCU의 다른 영웅들이 없었다면 이미 실행됐을지도 모르는 모습이다. 앞서 쓴 글에서 해석했 듯이, 스타크는 강한 힘에 의한 통제를 추구하는 인물이다. 옴니콥과 근본적으로는 다르지 않은 그의 성향이 다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실제로 더 큰 적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개념에서 슈퍼히어로가 됐을 뿐일

시빌워의 캡틴과 토니 스타크
군인인 캡틴 아메리카는 협의안에 반대하고 자본가인 토니 스타크는 협의안에 찬성하는 것이 "아이러니"라는 해석이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 둘은 시리즈 내내 보여왔던 성향 그대로를 고수한 것일 뿐이다. MCU의 캡틴 아메리카는 뼛속부터 군인인 사람이 아니다. 그는 2차대전에 참전하려는 이유를 단순히 '불한당들이 싫어서'라고 밝힌면서 국가에 충성하겠다는 이념 같은 것은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닉네임과 성조기 수트는 그가 자칭한 것도 아니고 그의 성향에 맞게 붙여진 이름도 아닌, 그저 채권 홍보 마스코트 활동의 부산물일 뿐이다. 오히려 그는 탈권위적인, 어찌보면 아나키스트에 가까운 인물이며, 단지 그가 군에 입대할 수 있는 나이인 시점에서 마침 2차대전이 진행

블레이드 2 Blade II (2002)
기예르모 델토로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이자 첫 헐리웃 성공작. 처음인데도 액션 연출이 제법 좋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역시 견자단. 액션 뿐만 아니라 블레이드의 사소한 제스처에도 은근히 견자단 냄새가 난다. 1편부터 이미 있었던 블레이드의 묘하게 허세스러운 제스처들이 견자단이란 물을 만난 느낌. 요로이를 입고 카타나를 휘두르는 견자단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이기도 하다. 처음 볼 때, 어? 저 일본놈 견자단 닮았는데? 하다가, 삼단차기가 빵빵빵 터지고, 아 씨발 견자단 맞네ㅋㅋㅋㅋㅋㅋ. 전작이 '배트맨'을 닮아 있었듯이, 이 영화는 '배트맨 리턴즈'와 닮아있다. 타이틀 롤인 블레이드는 철저히 관찰자 역할에 머물며 적대적 포지션인 히로인이 등장한다. 하수구에 숨어 사는 기형적 신체를 가진 악당이 사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