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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Godzilla (2014)
욕받이가 된 98년작의 직계 차기작이니 만큼 절치부심한 흔적이 많다. 지구의 왕이라고 해도 무방한 "고지라"의 위엄을 되살린 점 특히 그렇다. 98년작의 '질라'가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신에 비견되던 괴수를 퇴치 가능한 맹수의 영역으로 끌어내렸다는 것. 그런 "생물의 한계"는 라이벌로 등장하는 무토 부부에게 넘겨버리고 새로운 고"질"라는 열도의 재앙신 고"지"라와 같은 위치에 다시 오른다. 쉽게 말 해, 클래식 고지라와 질라를 모두 품에 안으면서도 영리하게 이미지를 구축한, 밸런스 좋은 고질라 영화인 셈이다. 특히 쇼와 시절부터의 유구한 전통인 괴수 레슬링을 재현하면서도 높이와 중력감을 있는 힘껏 부여해 스펙터클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림으로써 헐리웃 쇼미더머니를 과시하기도 한다. 공간

다크 시티 Dark City (1998)
영화 속 도시의 시민들에겐 두 가지가 없다. 첫째 '진짜 기억'이 없고, 둘째 '공간 지각'이 없다. 그들의 기억과 사는 곳에 대한 지각은 그들이 자는 동안 모두 바뀌어 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바뀌었음 조차 알지 못한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대머리 외계인들에게 영화 속 세계관은 일종의 샌드박스(sand box) 쯤 된다. 검게 덩어리지고 해가 뜨지 않는 도시를 시뮬레이터 삼아 실험하는 외계인들은 시민들을 사육하지도 않고 지배하지도 않는다. 그저 실험이라는 이름의 유희를 멈추지 않을 뿐이다. 이 세계관에 혼자 대머리들의 지배를 벗어나 혼란을 자각한 남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주인공인 루퍼스 스웰. 루퍼스는 자신의 기억이 가짜인 것을 깨닫고 심지어 대머리들과 동등한 초능력까지 구사할 수

블레이드 트리니티 Blade: Trinity (2004)
앞선 두 편이 그러했듯, 이 영화 역시 배트맨 시리즈의 구조를 따라가는 방식을 취한다. 즉, 배트맨 시리즈의 몰락마저 간단히 재현해낸다는 것. 워너는 예나 지금이나 가능성 있는 시리즈에 재 뿌리는 짓을 참 잘 한다. 다짜고짜 새 캐릭터만 투입하면 잘 될 거라고 믿는 워너의 무신경한 기획은 '배트맨과 로빈'에 이어, 이 영화, 그리고 '던 오브 저스티스'로 이어진다. 남자 둘에 여자 하나 조합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누군가가 영화 제작 파트 수뇌부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좋은 감독이 각본도 잘 쓰는 게 아니라는 잭 스나이더의 예처럼, 데이빗 S. 고이어는 좋은 각본가가 감독도 무조건 잘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전작들과 달리 대놓고 뱀파이어처럼 생긴 뱀파이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것은

블레이드 2 Blade II (2002)
기예르모 델토로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이자 첫 헐리웃 성공작. 처음인데도 액션 연출이 제법 좋다. 연출도 연출이지만 역시 견자단. 액션 뿐만 아니라 블레이드의 사소한 제스처에도 은근히 견자단 냄새가 난다. 1편부터 이미 있었던 블레이드의 묘하게 허세스러운 제스처들이 견자단이란 물을 만난 느낌. 요로이를 입고 카타나를 휘두르는 견자단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영화이기도 하다. 처음 볼 때, 어? 저 일본놈 견자단 닮았는데? 하다가, 삼단차기가 빵빵빵 터지고, 아 씨발 견자단 맞네ㅋㅋㅋㅋㅋㅋ. 전작이 '배트맨'을 닮아 있었듯이, 이 영화는 '배트맨 리턴즈'와 닮아있다. 타이틀 롤인 블레이드는 철저히 관찰자 역할에 머물며 적대적 포지션인 히로인이 등장한다. 하수구에 숨어 사는 기형적 신체를 가진 악당이 사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