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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바바 鬼婆 (1964)
전국시대. 병사 징집으로 둘만 남은 키치의 어미와 아내는 탈영병의 시체에서 얻은 장구류와 병장기를 조정에 되파는 시체 파밍 비즈니스를 생업으로 삼는다. (디아블로 2 하던 시절 생각나서 속으로 웃었다.) 죽은 키치를 두고 살아 돌아온 마을 청년 하치의 등장으로 이 고부(姑婦)간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아직 젊은 며느리는 하치와 정을 통하기 시작하고 시어미는 그것이 못마땅하다. 다분히 리비도에 따라 움직이는 며느리의 단순한 욕망과 달리 시어미의 것은 복잡하다. 아들을 잃은 슬픔, 아들을 버리고 온 하치에 대한 원망, 그리고 그 자신도 가진 성욕이 뒤엉킨다. 금세 다른 남자에게 넘어가는 며느리가 밉고, 며느리를 빼앗으려는 외간 남자가 밉고, 남자에게 안길 수 없는 늙은 몸이 한스럽다.

망령의 괴묘 저택 亡靈怪猫屋數 (1958)
현대 호러로 시작해 과거의 이야기를 상기한 후 다시 현대로 돌아오는 액자식 구성. 과거 파트는 다른 매체로도 많이 변주되어 유명한 '나베시마(鍋島)의 바케네코(화묘, 化猫) 전설'이다. 현대 파트는 전체적으로 파란 톤이 깔려있는데 정작 과거 파트는 총천연색 그대로인 점이 재미있다. 아무래도 현대 파트는 설화를 소개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일 뿐이고, 중심은 역시나 바케네코 설화라는 것. 고양이 요괴가 뿜어내는 저주 파워를 묘사하는 배우들의 마임이 훌륭하다. 일본의 고전 공포 영화 특유의 정적인 카메라 앵글, 격정적인 음악과 함께 맞물리며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고전미와 그로테스크의 조화. 과거 파트가 설화를 기묘하게 재현하는 데에 충실하다면, 현대 파트는 분량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더 현대

제브라맨 2 제브라시티 습격 ゼブラーマン ゼブラシティの逆襲 (2010)
일본의 사회 문제들에 대해 풍자하던 태도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보내던 동정적 시선 등, 전작의 뻔한 아이디어와 유치한 분위기를 지탱시켜주던 알맹이들은 쏙 사라지고, 바로 그 뻔하고 유치한 껍데기만 남았다.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초능력을 얻은 것만도 충분히 이상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원심분리기로 인격과 육체가 분리되는 지경에 이르면 이 시리즈에서 논리적인 전개라는 건 내 생각보다 더 더 중요치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딱히 어두운 면이 없었던 신이치를 왜 붙잡아다가 인격을 분리시켰는지도, 그 검은 인격이 왜 TV에서 가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마치 중요한 것 같았지만 맥거핀보다도 못했던 '제브라 타임' 설정은 그 법안이 도입된 맥락도 알 수 없으며 영화의 스토리와도 무관하다. 영화의 모든

제브라맨 ゼブラ-マン (2004)
주인공 이치카와 신이치는 평범한 사람인데도 제브라맨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서자마자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그를 넘어 위기의 순간엔 단순히 제브라맨을 흉내낸 누군가를 넘어 그 자신이 진짜 제브라맨이 되어 초인 그 자체의 경지에 이르기도 한다. 출생의 비밀도 뭣도 없는 남자가 뜬금없이 초인 영웅으로 탄생하는 비논리적인 이야기는 그 이면의 서브텍스트를 읽는 것이 더 재미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영화는 '(될 거라는) 믿음의 힘과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조금 작은 관점에서의 영화는 복장도착자가 꾸는 꿈을 시각화한 것처럼 보인다. 단지 세일러복을 입고 거리를 걸은 것만으로 체포된 여고사의 이야기는 사회가 복장 페티쉬를 바라보는 시선을 상징한다. 단지 남들과 다른 취향을 가졌을 뿐인데 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