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Minari (2020)
By 멧가비 | 2021년 3월 21일 |
영화가 다루는 가족애 어쩌고 하는 부분은 제껴두고, 두 가지 지점에서 굉장히 "영리한" 영화다. 첫번째는 어째서 지금이냐에 대한 부분. K-POP과 K-드라마 그리고 [기생충]으로 전에 없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저변이 서구권에서 확대대고 있는 지금 시점에 딱 나오기 좋은 영화잖나. 의도했는지의 여부와 달리, 좋은 타이밍인 건 사실이다. 두번째는 한국계 이민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본질은 굉장히 미국적이라는 점이다. 스티븐 연의 고집스러운 가부장적 캐릭터는 다분히 한국적인 듯 하지만 사실은 미국적으로 보수적이다. 편견과 달리 미국이야말로 가장 혹은 남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수적인 문화권인데다가, 그 가부장적 남자가 뚝심있게 밀어부치는 사업이 바로 농지 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무
엑시트 (2019)
By 멧가비 | 2021년 9월 28일 |
여러 번 보는 사람을 놀래키는 영화다. 도입부, 조정석은 놀이터에서 혼자 운동하고 근처에서 초등학생들이 쫑알대고 있다. 여기서 영화에 대한 편입견이 딱 생겨버린다. 조카가 노골적으로 얼굴 찌푸리며 삼촌을 무시하고 창피해하는 일, 대단히 시트콤적이다 현실에선 그런 거 없어. 물론 조정석이 연기한 백수 청년이 가족 내에서 처한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려는 장면이겠지만, 아역들에게 어른의 감정선을 부여하는, 애새끼들이 어른 흉내내는 코미디는 정말 질색인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그러고 있다. 아, 대단히 짜증나는 코미디겠구나 하면서 영화를 따라가는데.(모두에게 사랑받는 [과속 스캔들]이 싫은 이유도 그것) 해당 장면이 넘어가자마자 KBS 일일드라마같은 생활 밀착감이 화면을 채운다. 리모컨 빼앗기고 눈치보는
3월의 라이온 2기 감상을 마치며...
By 죽은 생선 눈깔 일광부족 셔틀런 얼음집지기가 있는 곳 | 2018년 4월 5일 |
누구일까요...? 허니와 클로버 작가의 청춘 성장물 3월의 라이온, 그 두 번째 애니메이션도 끝을 맺었습니다... 2기에서도 쇼기 기사로서, 그리고 소년으로서의 레이의 성장담이 한층 한층 쌓인 모습이었는데요... 2기에서는 히나의 이야기도 중심선상에 선 게 눈에 띄었습니다... 히나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오만 감정들이 교차하게 되더군요... 분노, 슬픔, 안타까움... 그럼에도 점차 성장해가면서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하게 될 때의 기쁨이란... 그렇다보니 2기의 이야기는 1기보다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또다른 인물의 성장담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레이 군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부각시킨 연출이라는 느낌이네요...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2008)
By 멧가비 | 2016년 12월 13일 |
미국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종주의, 에 대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식 사과의 제스처라고 해야할지. 혹은 "더티 해리"가 말년에 찾은 비폭력 자경주의의 해답이라고 해야할지. 영화는 많은 생각을 남긴다. 영화의 정서는 영화가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몽 족 갱들을 보는 코왈스키의 눈빛에선, 난 전쟁터에 나가 외국인들과 싸웠는데 왜 쟤들은 평화로운 시대에 같은 민족끼리, 그것도 사촌끼리 저러고들 있나, 하는 이해불가의 분노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의문의 끝에는, 자신 역시 자기 자식들에게마저 마음을 열지 않았다는 회한이 남진 않았을까. 결국 전쟁은 PTSD만을 남겼고, 그토록 보수적으로 지키려던 땅에는 이민자들이 자리를 잡고, 자신의 장례식에는 슬퍼할 가족 하나가 없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