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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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한 페이지(狂つた一頁.1926)

뿌리의 이글루스|2020년 3월 12일

1926년에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감독이 만든 일본 영화. 일본 최초의 아방가르드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내용은 선원이었던 늙은 남자가 자신의 학대로 인해 미친 아내를 돌보기 위해 아내가 입원한 정신병원에 관리인으로 취직했는데. 어느날 남자의 딸이 연인과의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를 찾아왔다가, 어머니가 미친 사람이란 걸 연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1950년에 필름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프린트와 네가 필름이 소실되어 현존하지 않는 작품이 됐었는데, 그로부터 21년 후인 1971년에 기누가사 데이노스케 감독의 집 창고에 있던 뒤주에서 우연히 네거 필름이 발견되어 1975년 미국의 ‘뉴라인 시네마’를 통해 배급되어 공개됐다. 본래 1926년에

서스페리아 (Suspiria.2018)

뿌리의 이글루스|2019년 5월 19일

1977년에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2018년에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 한국에서는 2019년 5월에 극장 개봉했다. 내용은 1977년에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한 메노파 가정 출신의 미국 여성 ‘수지 배니언’이 서베를린에 도착해 ‘마담 블랑’이 이끄는 무용 아카데미에 들어갔는데, 그곳이 실은 마녀들의 소굴이라서 마녀들의 파벌 싸움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스페리아 원작은 여주인공 ‘수지’가 무용 아카데미에 들어간 이후, 아카데미 내에서 떠도는 마녀에 관한 도시전설을 듣고. 진짜 마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로 서양판 ‘여고괴담’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본작은 수지가 출생의 비밀이 있고 마녀들의 파벌 싸움에 휘말리면서 진정한 자신으로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2013)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2013)

멧가비|2018년 1월 6일

일본 호러같은 기괴한 주술적 사운드, 비상식적으로 빛이 반사되는 미지의 검은 공간, 구구절절 대사 대신 초현실적 연출만으로 내용이 전달된다. 난해할 것이 없는 게, 애초에 서사랄 게 없이 그저 이미지의 연속일 뿐이다. 그저 외계인으로 추정되는 무언가의 존재가 열심히 인간을 수렵할 뿐. 어떤 면에서는 나레이션 하나 없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야생 동물 편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일종의 사이키델릭 먹방. 초현실적 연출과 정체불명의 설정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것들이 놓이는 세계관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낯선 여자를 경계하지 않고 그 부름을 거부하지 않는 수컷들. 크게 세 가지다. 현실 연애 경험이 없던가, 지나치게 자신만만하던가, 좆이 뇌를 지배하는 상태이던가. 영화는 마치 '로르샤흐 테스트'처럼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

멧가비|2017년 12월 30일

유인원이 허공에 던진 짐승의 뼈가 우주선으로 넘어가는 매치컷으로 유명하다. 우주라는 억겁과 무한함의 시공간에서 인류의 발전사란 그렇게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작아지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데 그게 불쾌하지 않은 영화. HAL과의 대결을 끝으로 인류의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주인공. 이 지점에 개인적인 가장 궁금한 의문이 있다. 영화 속 어딘가 존재하는 우주적 존재(그것이 모노리스이든 아니든)의 판단으로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자신만의 논리의 자의식으로 인간을 역습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 현생 인류의 최종 단계라고 상정한 것일까. 아니면 피조물에게 압도당한 시점에서 이미 현생 인류의 가능성이 바닥나고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뜻일까. 어느 쪽이든, 우주적 기운이 작용해 인류를 "다음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