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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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102 Fifteen Million Merits
노예처럼 하루종일 자전거 페달을 밟아 번 사이버 화폐는 사이버 인터페이스의 아바타를 꾸미는 데에 쓰거나 팝업 광고를 스킵하는 데에나 쓸 뿐이다. 화폐의 단위인 '메리트'가 상징하는 것처럼, 메리트를 소비해 제공받는 서비스들엔 어떠한 메리트가 있을까. 아무 의심없이 페달 노예의 생활을 받아들이는 회색의 사람들. 회색보다 더 아래 계층을 이루는 노란색 뚱보들. 자신도 간신히 뚱보가 아닌 경계선에 있으면서 노란 뚱보들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회색 남자에게서 현실 사회 저소득 계층의 어떠한 모습을 본다. 지독한 계급 구조를 뒤집을 최소한의 의지도 없으면서 자신보다 더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만 큰소리치는 비겁한 자본주의판 노예. 아침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소리도 사이버 인터페이스의 서비스이며 하루 종일 눈을

블랙 미러 101 The National Anthem
납치된 왕실의 공주. 납치범으로부터 돼지와의 라이브 섹스 방송을 요구받은 총리. 세상에 이 만큼 잔인한 인질극은 본 적이 없다. 혹시나 싶은 희망 혹은 현실도피의 여지마저 점점 잃어가는 총리의 절망적인 모습, 자국 왕실과 내각이 위협 당하는 사건인데도 결국 매스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것은 그저 엔터테인먼트로 여기는 대중의 가벼운 태도.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되지만 그만큼 서늘하다. 정적으로 진행되지만 이야기에 깔린 정서 자체가 너무나 파괴적이다. 국어 시간에 배웠던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시구가 어울린다. 그 조용한 폭력성에 보는 내 멘탈도 파괴되는 듯 하다. 시리즈가 추구하는 장르를 한 방에 알려주는 존나 쌈빡한 첫 에피소드. 쇼킹 망치로 머리통을 얻어 맞고 그 얻어

불안의 씨(不安の種.2013)
2004년에 나카야마 마사아키가 월간 챔피언 RED, 주간 소년 챔피언에 연재를 하다가 완결한 동명의 호러 만화 ‘불안의 씨앗’을 2013년에 나가에 토시카즈 감독이 실사 영화로 만든 작품. 내용은 지방 도시에서 퀵서비스 라이더를 하고 있던 타쿠미가 오토바이 사고 현장에서 몸의 절반이 날아간 청년 세이지를 도와줬다가 큰 충격에 빠져 퀵서비스일을 그만두고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 어느날부터 가게 구석진 곳에 마스크를 쓴 채 홀로 앉아 있는 손님을 보게 되고 선배 직원 요우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손님에게 주문을 받으러 갔다가 그때부터 이상한 일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초반부는 원작 만화를 디테일하게 재현하고 있지만 중반부부터 영화판의 오리지날 스토리로 전개되면서 상당히

VHS 2
고어 컬트 호러 영화의 정점을 찍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특성과 과거에 비디오 테잎으로 보던 영화, 혹은 B급 영화나 컬트 영화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영화의 전반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점차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인 세계로 들어서며 결국에 비현실적인 세계에서 죽음을 맞는다는 절망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영화속에서 다소 사실적이고 더 끔찍한 고어씬들은 파운드푸티지의 장르와 결합하여 더 가깝고, 더 그로테스크한 심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사실 장면의 대부분은 보통 되게 웃기거나 어이없어 웃길 것 같은 장면들이 많다. 즉, 잘못 표현하면 호러블한 이미지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는 장면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VHS2의 모든 에피소드들은 은근히 사람의 심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