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CUPATIONAL SLUM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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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

Galle

OCCUPATIONAL SLUMMING|2013년 8월 3일

남아시아의 식민지풍 도시는 대개 비슷하다. 성벽이나 운하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아시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번잡하고 다소 시끄러운 중소도시와, 유럽풍의 옛 건물이 박제처럼 보존된 구시가지가 나뉜다. 포르투갈어든 네덜란드어든 프랑스어든 남아시아의 거리에 붙기에는 이국적인 이름을 지닌 좁은 거리를 사이에 두고 적갈색 기와를 얹은 낮은 파스텔톤 건물이 늘어서 있다. 실은 한집 건너 한집이 "식민지풍" 호텔이거나 카페, 식당, 수공예품이나 골동품을 파는 상점이다. 유럽의 건물을 따랐다고 하지만 무더운 기후 때문에 집집마다 굵은 기둥이 지탱하고 있는 넓은 발코니가 있고 창문은 활짝 열려 있다. 그리고 고양이가 많다. 바닷가에 있어서 생선이 많아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옆 동네에서는 볼 수 없었더라도 바닷가 옛

Unawatuna - 휴가의 시작

Unawatuna - 휴가의 시작

OCCUPATIONAL SLUMMING|2013년 7월 26일

먼지투성이 매캐한 공기에서 "먼지 따위 다 태워버리겠다!"는 기세로 내리쬐는 햇빛 덕에 모든 것이 더 선명해 보이는 남국의 끈적하고 달콤한 공기로 이동하기까지 48시간 정도가 걸렸나. 공항 가는 길에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목소리가 밝은 걸 보니 (바라나시가 아니라) 델리에 있구나!" 하길래 무려 델리에서 스리랑카 가는 길이라고 전했다. 사실 바라나시에서 딱히 한 것도 없으니 인도 체류기간 연장 핑계로(이것도 게을러서 연구비자 못받은 탓;;;) 내 멋대로 정한 "휴가"였다. 우나와투나는 콜롬보에서 고속도로를 타면 2시간이 걸리는 골(Galle)에서 또 15분 정도를 더 들어간다. 골이라는 지명은 쓰나미 보도 때 처음 들어 보았다. 우나와투나도 그 때의 흔적이 남아 있어서 호텔에는 쓰나미 때 뽑

올드 델리 탐방기

올드 델리 탐방기

OCCUPATIONAL SLUMMING|2013년 7월 25일

복잡한 시장과 거리를 메운 사이클 릭샤들의 행렬, 레드 포트 주변의 관광객과 사기꾼에 지레 겁을 먹어서 올드 델리는 혼자 놀러가 본 적이 거의 없다. 레드 포트와 자마 마스지드, 또는 자마 마스지드 근처 유명한 식당인 카림스 때문에 가보거나, 볼일만 보고 휙 돌아오곤 했다. 게다가 오래 전 처음 자마 마스지드에 갔던 경험은, 하필이면 릭샤왈라가 염소시장(?) 앞에서 내려줘서 염소떼와 염소똥(...)을 뚫고 겨우 모스크를 구경했다가 다른 입구로 나왔더니 이번에는 염소가죽과 가죽 벗긴 염소고기가 죽 걸려 있는 거리였던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내가 왜 이 무더운 3월 대낮에 굳이 편하고 에어컨 빵빵한 남부 델리를 두고 올드 델리까지 올라왔는가. 작년부터 열심히 찾아 읽게 된 가이드북과

Savista

Savista

OCCUPATIONAL SLUMMING|2013년 5월 11일

부모님과 함께 하는 자이푸르 여행을 위해 고심하다 고른 숙소는 자이푸르 시내에서 45분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사비스타(Savista)라는 이름의 부티크 호텔이었다. 은퇴한 부부가 몇년 전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사냥터용 별장을 개조해서 호텔로 운영하는 곳이다. 자이푸르는 볼거리와 살거리는 많지만 도시 자체로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고, 도시와 떨어져 있어 라자스탄의 자연과 시골마을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인도를 여행하는 부모님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사비스타에서 예약한 패키지에는 낙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주변 마을 구경을 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 나는 따라가지 않았지만 부모님은 매우 즐거워하셨다. 정형화된 체인

Anokhi Museum of Hand Printing

Anokhi Museum of Hand Printing

OCCUPATIONAL SLUMMING|2013년 5월 10일

자이푸르로 천도하기 전 카츠와하 왕조의 수도였던 암베르에서 암베르 성만 보고 가기는 좀 아깝다. 특히 아노키 박물관은 한번쯤 들러볼만 하다. 암베르 성 아래 오래된 저택을 복원한 건물에서 블록프린팅으로 유명한 자이푸르 주변의 상가네르, 바그루 등에서 생산된 직물 외에도 블록프린팅 과정, 블록프린팅에 사용되는 도구, 현대 디자이너의 작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관람객이 가장 즐거워하는 곳은 3층에 마련된 시연 및 체험 공간이다. 블록프린팅에 사용되는 목판을 깎는 장인과 목판에 염료를 묻혀 직물에 문양을 찍어내는 장인이 각각 한 명씩 상주하면서 시범을 보인다. 관람객이 직접 문양을 찍어 보고 기념으로 그 천을 가져갈 수도 있다. 목판 깎는 분은 항상 꽃 한송이를 도장처럼 파서 관람객에게 건네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