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me Ishmael.

Sources

Posts

287 posts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The Past, 2013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The Past, 2013

Call me Ishmael.|2014년 9월 9일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현대 이란 영화의 기수다. 조금 뒤늦게 영화 감독의 길을 시작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예순에 가까운 나이에 칸느 황금종려를 가져갔다면, 아쉬가르 파라디는 마흔이 채 되기전에 베를린에서 황금곰상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 파라디는 이란 영화사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자국으로 가져왔다. 영화 제목은. 국내 제목 였다. 그런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 이후 2년여만에 내놓은 차기작은 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원제는 "the Past". '별거'에 이어 '과거'라니, 이번에도 그는 한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감

일렉트로닉 느와르, 찰리 컨트리맨

일렉트로닉 느와르, 찰리 컨트리맨

Call me Ishmael.|2014년 9월 1일

영화 의 원제는 The Necessary Death of Charlie Countryman이다. 멜로 영화인줄 알았던 이 영화에 사랑보다 더 가까이에 다가와있는 것은 바로 죽음이다. 세상의 어떠한 죽음은 무의미하고 또 어떤 죽음만이 necessary하겠냐만은, 영화의 초반부를 보다보면 이 의미심장한 원제가 영화 전반적으로 얼마나 짙게 드리워져있는지 알 수 있다. 찰리(샤이아 라보프)는 영화 시작과 거의 동시에 자신의 어머니가 안락사하는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그리고 유령으로 다시 나타난 어머니가 그에게 말을 건다. 부카레스트로 가라고. 꼭 약속해달라고. 죽은 어머니의 계시와도 같은 메세지에, 부다페스트도 아닌 부카레스트로 향하는 찰리는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죽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매직 인 더 문라이트

Call me Ishmael.|2014년 8월 31일

영화를 보고 나와서, 이 개봉했던 시기에 한 영화학도 친구와 나눈 설전(?)이 떠올랐다. 우디 앨런의 영화세계를 시니컬한 염세주의자로 봐야하는가 아니면 동화적 이상주의자로 봐야하는가에 대한 우열가리기 였다. 우디 앨런은 원래 코미디언에 가까운가 아니면 웃으면서 울고있는 우울증 환자로 봐야하는가. 그의 최고의 영화가 여전히 이라고 믿는 내게는 우디 앨런의 영화는 달달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지닌 영화들로 남아있길 원했다. 하지만 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그 친구에게는 우디 앨런이 언제부터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이었냐면서 그의 영화는 본질적으로 자조적이고 자학적이라고 말했다. 아직 이 우디 앨런의 신작을 그 친구가 보았는지는 모르지만,

Fake Movie Posters

Fake Movie Posters

Call me Ishmael.|2014년 8월 26일

올해 2월, 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즈음에 맞추어 공개되었던 '레고로 디자인한' 작품상 후보작 포스터들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레고 장난감 모형들이 깜찍하게 영화 포스터들을 그대로 패러디한 이 이미지들은 한동안 퍼져나가며 아카데미 시상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것은 그래픽 디자이너 Old Red Jalopy의 작품이었다. 그런데 그는 이미 작년 가을, 마치 '진짜 있을법한' 가짜 영화 포스터들을 디자인했었던 적이 있다. 존재하지 않는 영화라는걸 알고있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포스터들을 보다보면 배우들의 조합과 아주 적절한 감독과의 매칭. 그리고 정말로 그 감독과 이런 배우들이 함께하면 바로 이런 영화가 나올것만 같다는 격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포스터들이 풍기고 있다. 이 페이크

<매직 인 더 문라이트>와 베토벤

Call me Ishmael.|2014년 8월 25일

이 우디 앨런의 신작 영화를 보다보면, 극중 콜린 퍼스가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시 잠들지 못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시퀀스는 바로 앞에서 엠마 스톤이 '핫한' 음악에 맞추어 열심히 춤을 추던 장면과 교묘하게 이어진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장면에서 웅장하게 쓰인 곡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2악장 시작 부분이었다. 이는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 soundtrack 부분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장면 이후 콜린 퍼스는 엠마 스톤과 차를 타고 프로방스로 가는 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곡"으로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언급한다. 정작 7번은 이 영화에서 쓰인 적이 한번도 없는 것 같았는데도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도 이 부분이 조금 이상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