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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된 영화, 패터슨

시가 된 영화, 패터슨

오늘이 끝나고 오늘이 왔다. 초침 소리만이 선명하게 울린다. 어김없이 우울하게 일어나 밥을 먹고 정해진 일들을 하나둘 해나간다. 추위에 언 창문은 열리지 않았다. 메일을 체크하고 마음이 설레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 날이 내게도 아주 가끔은 있다. 어느새 창 너머 햇살이 곁에 다가왔다. 똑같이 스팸들을 지우고 똑같이 메일 창을 닫는다. SNS를 서성이다 방송을 듣고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쓴다. 별 일 없는 날에도 기복은 있어 혼자서 희로애락을 다 겪는다. 베란타를 트고 방을 넓힌 내 방엔 밖의 기운이 남아있다. 조금은 서늘한 이 기운이 싫지 않다. 아주 여린 어떤 설레임 같은 게 어른거린다. 소소함 열풍이 몹시 싫다. 문제는 삶의 태도가 아닌데 자꾸 태도를 나무라는 이 말들이 몹시 거슬린다. 문득

서울이 시부야에서 배워야 할 것

서울이 시부야에서 배워야 할 것

시부야가 좋다. 시끄럽고 복잡하며 때로는 더럽기도 한 시부야가 좋다. 2000년대 초 관광지로서의 도쿄는 싫다며 몰려들었던 다이칸야마, 에비스, 나카 메구로, 키치죠지보다 내게 도쿄의 서쪽은 시부야다. 다이칸야마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고, 에비스나 나카메구로는 너무나 완전해 소외감을 느끼며, 키치죠지는 도시라기 보다 시골에 가까운 풍경이다. 시부야가 다시 뜨고있다고 한다. 구글이 본사를 롯뽄기 힐즈 모리타워에서 2018년 가을 완공 예정인 '시부야 스트림(渋谷ストリーム)으로 옮길 예정이고, 야후 역시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다. '시부야 스트림'은 오피스와 호텔, 그리고 홀 등으로 꾸며진다. 이에 앞서 올해 4월엔 캣스트리트 초입에 '시부야 캐스트(渋谷キャスト)가 들어섰고,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12년

시부야를 생각하다

시부야를 생각하다

시부야가 좋다. 시끄럽고 복잡하며 때로는 더럽기도 한 시부야가 좋다. 2000년대 초 관광지로서의 도쿄는 싫다며 몰려들었던 다이칸야마, 에비스, 나카 메구로, 키치죠지보다 내게 도쿄의 서쪽은 시부야다. 다이칸야마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고, 에비스나 나카메구로는 너무나 완전해 소외감을 느끼며, 키치죠지는 도시라기 보다 시골에 가까운 풍경이다. 시부야가 다시 뜨고있다고 한다. 구글이 본사를 롯뽄기 힐즈 모리타워에서 2018년 가을 완공 예정인 '시부야 스트림(渋谷ストリーム)으로 옮길 예정이고, 야후 역시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다. '시부야 스트림'은 오피스와 호텔, 그리고 홀 등으로 꾸며진다. 이에 앞서 올해 4월엔 캣스트리트 초입에 '시부야 캐스트(渋谷キャスト)가 들어섰고,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12년

가족이란 말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이란 말에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

게이임에도 부성이 있다. 레즈비언에게도 모성이 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해서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건 아니다. 아이를 갖고 가족을 이루고 싶은 욕망은 성정체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물론 일반화할 수 잇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그럴 수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일본은 보수적이라 생각하면서도 차이를 받아들이는 면에서 우리에 비해 꽤나 관대하다고 느낀다. 시부야 구에서는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조례안이 가결됐고, 마츠코 데락스, 잇꼬 등을 비롯 성의 구분이 애매모호한 탤런트들은 TV에 아무런 어려움도 없이 잘도 나온다. 심지어 우에노 주리와 같은 톱 클래스의 배우가 레즈비언 역할을 연기하기도 한다(드라마 '라스트 프렌즈'). 2013년 1월 일본에선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모색케 하는 드라마가 한 편 방영

드라마가 삶을 구원하는 방법, '휠체어로 나는 하늘을 난다'

드라마가 삶을 구원하는 방법, '휠체어로 나는 하늘을 난다'

아픔을 아픔으로 치유한다. 슬플 땐 더 슬프려 하고, 아플 땐 더 아프려 한다. 물론 몸이 아픈 건 돈 백 억을 준다해도 싫지만. 때로는 위로보다 비슷한 경험의 공유, 공감이 더 힘이 된다. 나약한 자기 위안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럴 때가 종종 있다. 내가 그랬다. 우연히 드라마 하나를 보았다. 제목이 '휠체어로 나는 하늘을 난다(車椅子で僕は空を飛ぶ). 제목부터 눈물이 난다.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양키 청년으로 나오는데 무려 담배를 피우고(쟈니즈 중에서도 가장 동안인 그가!!), 보쿠(僕)가 아닌 오레(俺)라 자신을 칭하며 말도 안되는 남자인 척을 한다. 갑자기 불구가 된 야세베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고작 목표가 휠체어를 편하게 탈 수 있는 정도인 현실이 그에겐 너무나 급작스럽고, 어마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