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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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2016)

터널 (2016)

멧가비|2016년 8월 12일

굳이 따지고보면 영화의 톤이나 맥락도 산만한 감이 있고 재난물로서 각본이 썩 좋다고도 할 수 없는데 어쨌거나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게 되는 뭔가가 있다. 안에서는 하정우가 여전히 재미있는 하정우 연기를 하고 있고, 밖에서는 오달수가 휴머니즘을 쥐어 짜내고 있다. 다소 뻔하고 촌스럽지만 그게 꽤 먹힌다. 뻔하다는 것은, 그만큼 잘 먹히는 무언가가 반복되었다는 뜻이다. 뻔함 그 자체가 나쁘지 않다. 뻔하면서 재미없으면 나쁜 거고, 이 영화는 뻔하지만 재미있다. 터널 속 또 다른 매몰자의 존재는 호불호 갈리겠으나 난 좋았다. 인간성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또 다른 사회 문제도 건드리고 지나가는 지점도 있고, 같이 등장한 개와 함께 국면전환의 여러가지 장치들이 뒤엉켜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덕혜옹주 (2016)

덕혜옹주 (2016)

멧가비|2016년 8월 12일

허진호 특유의 색깔이 희석되었다는 지적이 많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건 허진호 영화가 아니다 이거겠지. 그러나 나 같은 사람에겐 희미하게 남아있는 그 허진호 냄새마저 "아...허진호....역시 지루하다"고 하게 만든다. 결과물은 그저 유년기에 대한 귀소본능이라는 집착에 사로잡힌 한 여성의 인생? 쯤이다. 다 보고나면 그래서 어쨌다는 건데, 하는 의문 뿐. 어차피 고증 포기하고 픽션에 가깝게 각색하려면 확실하게 했으면 좋았을 거다. 차라리 국뽕 영화였다면 꼴뵈기 싫었겠지만 색깔만은 확실했겠지. 본격 멜로도 아니고 완전히 판타지를 가미해 장르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아닌,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정서가 뭔지 불분명한 영화다. 울기엔 슬프지 않고 웃기엔 재미있지 않다. 일제강점기의 고통을 보여주려면 상대적

알로 슈티 Bienvenue Chez Les Ch'tis (2008)

알로 슈티 Bienvenue Chez Les Ch'tis (2008)

멧가비|2016년 8월 7일

얼핏 '트루먼 쇼'와 비슷한 설정이 깔려있긴 하지만 영화가 관심을 두는 것은 조금 다른 지점에 있다. 상황 그 자체의 웃음보다는 웃음과 함께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영화의 전체를 이룬다. 프랑스 영화는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미국식 코미디와는 성질이 많이 다른 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에이브람스 소장이 앙투완을 따라가며 술을 마시지 못하게 단속하는 장면이 있다. 미국 코미디였다면 바로 그 다음 장면에 둘이 같이 고주망태가 된 장면을 보여줄텐데 이 영화는 둘이 마을을 돌며 주민들이 주는 술을 한 잔씩 얻어마시며 같이 웃고 우는 과정을 모두 보여준다. 상황보다는 사람에 더 촛점을 맞춘 것일텐데, 다소 느린 템포의 이 코미디는 웃음 사이에 여유를 두고 그 공백에

문워커 Moonwalker (1988)

문워커 Moonwalker (1988)

멧가비|2016년 8월 7일

영화, 드라마, 소설, 음악, 만화 등 사람이 만든 창작물은 기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람에게도 주관적인 평가를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즉, 작품의 완성도가 중요한 요소인 건 맞으나 절대적인 기준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매체의 기준으로 "잘 만든" 작품이 아니어도 좋은 작품일 수 있다. 혹은 좋은 작품이 아니어도 성공한 작품일 수 있다. 이 영화는 극장 영화라는 기준에서는 괴작에 가깝다. 플롯은 형편 없으며 배우는 연기를 더럽게 못하고 심지어 이게 배우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인지 창작물 속 캐릭터의 이야기인지도 구분할 수가 없다. 일말의 언급도 없이 그냥 눈앞에 펼쳐지는 황당한 설정에 대해서도, 본격 SF 영화였다면 용인되기 힘든 수준이다. 하지만 기준을 달리하면 영화도 달

스타 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2009)

스타 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2009)

멧가비|2016년 8월 7일

원래 '스타 트렉' 시리즈의 팬도 아니었으면서 함부로 말해도 되나 싶지만, 또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선호도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선뜻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오래 전 국내 TV에서 방영했던 시리즈가 뭐였는지도 전혀 모를 정도로 무지하다. 피카드 선장의 연대였던 것만은 확실하다.) 스타 트렉 시리즈는 흔히 양대산맥의 다른 축으로 꼽히는 '스타 워즈' 시리즈와는 다른 성향과 방식으로 그 역사를 쌓아왔다. 기본 베이스가 극장용 영화들이었던 '스타 워즈' 시리즈와는 달리 이쪽은 애초에 TV 시리즈로 출발했다는 점인데, 이는 현재 미국 드라마들이 갖는 문제점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지나치게 방대하면서도 디테일한 역사일텐데 이것이 어째서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