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2016)
By 멧가비 | 2016년 8월 12일 |
굳이 따지고보면 영화의 톤이나 맥락도 산만한 감이 있고 재난물로서 각본이 썩 좋다고도 할 수 없는데 어쨌거나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게 되는 뭔가가 있다. 안에서는 하정우가 여전히 재미있는 하정우 연기를 하고 있고, 밖에서는 오달수가 휴머니즘을 쥐어 짜내고 있다. 다소 뻔하고 촌스럽지만 그게 꽤 먹힌다. 뻔하다는 것은, 그만큼 잘 먹히는 무언가가 반복되었다는 뜻이다. 뻔함 그 자체가 나쁘지 않다. 뻔하면서 재미없으면 나쁜 거고, 이 영화는 뻔하지만 재미있다. 터널 속 또 다른 매몰자의 존재는 호불호 갈리겠으나 난 좋았다. 인간성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또 다른 사회 문제도 건드리고 지나가는 지점도 있고, 같이 등장한 개와 함께 국면전환의 여러가지 장치들이 뒤엉켜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명량
By ☆드림노트2☆ | 2014년 7월 31일 |
감독 : 김한민 주연 : 최민식 / 류승룡 정유재란, 이미 칠천량에서 원균이 조선수군을 완전히 박살내놓았고 백의종군 끝에 다시 통제사로 복권된 이순신에게 남은 전력은 병선 12척이 고작이었다. 수군 지휘관들도 패배주의를 넘어 아예 공포에 질려 있었고, 선조는 아예 그나마 남은 전력조차 육군에 합류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요토미가 이순신 제거를 위해 특별히 편성한 군대를 파견하는데... 세계 전사에 길이 빛날 명량 대첩의 영화화. 충무공 관련 영상은 이제까지 몇 번이나 만들어졌고, 그걸 떠나서라도 한국인이라면 유전자 레벨에 새져져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장면이다. 그런만큼 제대로 만들려면 더 어렵다는 말도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토요토미가 특별히 파
<간첩> - 코미디의 탈을 쓴 액션영화
By 사회학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자극 | 2012년 9월 24일 |
영화 <간첩>(2012) ★★ #1. 영화 <간첩>의 가장 큰 구성상 특징은 극의 흐름에 따라 영화가 3부분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나누어진다는 점입니다. 시간 순서대로 전반부의 코미디, 중반부 및 클라이막스의 액션, 후반부의 코미디가 인위적으로 뒤섞여 있어요. 한 영화안에서 재미와 감동과 액션 따위를 모두 보여주고자 하는 전형적인 짬뽕식 영화로 보아도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저는 한 영화가 그 속에서 다양한 유형의 미적 범주를 추구하는 것이 잘못이라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영화의 각 구성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관련을 맺으면서 하나의 큰 주제의식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 생뚱맞게 나열식으로 연결되어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영화 전체의 유기성을 떨어뜨리는 일을 경계할 뿐입니다. 그리고
<형> 웃고 울고 위로 받고
By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침 | 2016년 11월 24일 |
개성있는 연기자들이 함께 하여 기대감이 높았던 한국적인 정서 가득한 코미디 드라마 영화 <형> 시사회를 지인과 다녀왔다.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가석방 된 전과 10범인 형과 인생의 최고의 절망의 시기에 놓여진 동생, 이 두 남자의 무늬만 형제 동거 이야기가 빠른 서두로 시작되었다. 근래들어 재탕의 느낌이 농후해져 살짝 식상한 느낌이었는던 조정석이 기존의 야비하고 청산유수 입만 살아있는 캐릭터가 이번 영화에서 더욱 리얼하고 안성마춤으로 똑똑 떨어져 거의 원맨 코미디쇼를 방불케 하며 폭소연발은 물론 극의 몰입을 매우 깊게 하였고, 엑소의 디오(도경수)는 이미 검증된 연기력을 한단계 올리며 과하지 않으면서 진지한 감정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다소 단조롭고 도식적인 전체적 스토리 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