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쓸쓸한 당신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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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간사이 05: 오사카 작은 신사

12년 만의 간사이 05: 오사카 작은 신사

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3년 4월 28일

교토 여행기를 쓰기 전에 가장 소소하지만, 어쩌면 가장 소중했을 장소를 짚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것은 바로 숙소 앞의 작은 신사.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을, 이름 없는(이름이 없을 리야 있겠냐만은 나 같은 여행객은 전혀 알 길이 없는) 신사. 오가는 이들은 모두 근처에 사는 동네 사람들임이 분명한, 아주아주 소박한 신사. 매일 저녁 이곳을 지나 숙소로 들어가 피로를 풀고, 매일 아침 이곳을 지나 하루의 여정을 시작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가볍게 기원하는 마음으로 벚꽃을 구경하고 조심스레 사진을 찍고 한 바퀴 휘휘 걸어도 보았다. 작디작은 신사이지만, 오래된 벚나무들이 만개했고 하늘하늘 꽃비가 내렸고 주위는 한없이 고즈넉했다. 머리가 살짝 벗겨진 아저씨가 진지한 자세로 기원을 드리기도

12년 만의 간사이 04: 고베 하버랜드 야경

12년 만의 간사이 04: 고베 하버랜드 야경

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3년 4월 26일

고베와 오사카 소화전의 맨홀 뚜껑. 맨 위 오른쪽만 오사카에서, 나머지는 고베에서 찍었다. 모토마치에서 하버랜드까지도 역시나 도보로 이동했다. 고베 시내에서는 단 한 번도 버스나 지하철, 전차를 이용하지 않았는데, 그만큼 걸어다니기 좋았다는 뜻이기도 하고, 동네가 좁다는 뜻이기도 하고, 교통비를 아꼈다는 뜻이기도 하고...... 어쨌거나 걸어 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찍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 고베나 오사카의 소화전 맨홀 뚜껑은 참으로 특색 있다. 맨홀 뚜껑 하나도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어두는 그 마음이 나는 좋아. 붉은 턱받이를 한 지장보살 일본에서 동네를 거닐다 보면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작은 불상은 대개 일본에서 토속화된 지장보살이다. 이 불상들 중에는 붉은 턱받이를 하고 있는 것이 많은데, 이

12년 만의 간사이 03: 고베 모토마치, 난킨마치

12년 만의 간사이 03: 고베 모토마치, 난킨마치

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3년 4월 24일

기타노이진칸에서 내려올 때는 기타노자카가 아닌 토어로드 쪽으로 내려왔다. 개항 초기에 외국인들의 통근로 역할을 했던 토어로드에는 예쁜 숍들과 카페들이 많다. 골목골목이 아주 단정하고 예뻤는데 시간에 쫓겨 사진도 거의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만약 다음에 또 간사이에 간다면, 오사카나 교토에 가지 말고 고베에만 집중해야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간토를 좋아하는 사람과 간사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가를 수도 있겠지만, 간사이에서도 오사카를 좋아하는 사람과 교토를 좋아하는 사람과 고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예전에 교토를 좋아하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번 여행으로 확실히 고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음, 개항 도시의 스멜~ 토어로드에는 확실히 그런 분위기가 짙게 깔

12년 만의 간사이 02: 고베 기타노이진칸

12년 만의 간사이 02: 고베 기타노이진칸

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3년 4월 22일

숙소는 오사카의 난바로 정했지만, 일단은 고베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에 올랐다. 시간이 별로 없으니 첫날 고베를 둘러보고 호텔 체크인은 밤늦게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고베 시내 관광은 몇 번이나 해봤으니 (무리해서 많이 걷기만 한다면야-_-) 계획은 완벽했다. 먼저 북쪽으로 가서 기타노이진칸을 보고 내려오면서 중앙에 있는 모토마치 상점가와 난킨마치에 들른 다음, 저녁에는 하버랜드에서 야경을 볼 계획이었다. 물론 그 밖에도 고베 근방에서 가고 싶은 곳은 많았다. LSD는 내가 다니던 학교를 보고 싶어했고, 또 둘 다 야구를 좋아하니 고시엔 구장에도 들르고 싶었으나, 두 군데 모두 위치가 애매모호해서 관뒀다. 고베와 오사카의 중간에 걸려 있어 왔다 갔다 하는 데만도 시간을 꽤 써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

12년 만의 간사이 01: 인천에서 간사이까지

12년 만의 간사이 01: 인천에서 간사이까지

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3년 4월 20일

곧 닥쳐올 이별 따윈 모른다는 듯이 장난감에 열중하는 참짱 단 4일간의 짧은 여행이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내 가슴엔 돌덩이가 얹힌 것만 같았다. 바로 우리 집 애물단지 참짱 때문. 2010년 5월, 참이가 우리 집에 온 이후 내가 하루 이상 집을 비운 적은 없었다. 가뜩이나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의 참이가 나도 없고 LSD도 없는 동안 잘 지낼까 하는 걱정 때문에 여행을 떠나면서도 마냥 설레지만은 않았다. 뭔가가 계속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것 같다고나 할까. 다행히 4일 동안 우리 집에 매일같이 들러 참이를 봐주겠다는(중간에 하루만 와달라고 했지만 친구가 무한한 호의를 베풀어서) 동네 친구 H 덕분에 기우가 심한 성격임에도 안심하고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고마워, 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