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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트레킹- 달

go-st|2013년 9월 25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숨이 차고 머리가 아프다. 잠이라도 자면 좋을텐데 고산병은 역시나 잠을 재우지 않는다. 방안에서 한참을 괴로워하고 있다보니 또다시 소변이 마려웠다. 기특한 내 몸이 고소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힘내서 화장실이나 가자.후레시를 들고 다시 더듬더듬 침대를 짚어서 방문을 잡았다. 그리고...나는 잊을수 없는 순간을 만났고 그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트레킹을 마치자 마자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그런데 한밤중에 또다시 화장실을 가려고 문을 여니 이번엔 밖이 환한거야. 어리둥절해서 무슨일인가 했었는데... 안개 구름이 어느새 사라진거야. 그러자 설산이 달빛을 받아 희게 빛나면서 주변을 밝혔던 거지. 별빛마저도 예리한 맑은 밤하늘 앞에 설산은 환히 빛나고 달빛을

안나푸르나 트레킹 - 성취

go-st|2013년 9월 4일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는 듣던대로 별게 없었다. 베이스캠프는 단어그대로 정상을 준비하기 위한 전초기지이기때문에 아름다운 풍광이나 대단한 지형지물이 없다. 아랫숙소의 4명의 여자 중에 3명도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를 밟았다. 한명은 고산 증세가 있어서 숙소에 있다고 했다. 반나절둥안 정규일정의 두배반을 주파하겠다며 우리 일행을 깜짝 놀라게 했던 20대 남자와 도시 여자는 내 뒤를 따라 올라왔다. 베이스캠프는 이미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서 테이블에 자리 하나 맡기도 쉽지 않다. 세계각국 등반객들이 새벽부터 걸어오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고 체온을 올리기 위해 차를 시켜마시며 수다를 떨어대고 있다. 나도 그 사이에 끼어서 코코아를 마셨다. 기쁘다. 진짜로 해냈다. 노인도 올라오는 안나푸르나 캠프라지만, 그래

안나푸르나 트레킹 - 친구에게 보낸 편지.

go-st|2013년 9월 4일

나는 지금 네팔에 있어. 여기서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 산의 베이스 캠프까지무사히 다녀왔지. 6박 7일짜리 코스인데 경이 오빠랑 동갑인 부산 사나이 한분을 더 만나서셋이서 다녀왔어. ㅎㅎㅎ 보성 녹차밭에서 주저앉았던 내가 히말라야라니 재미있지않니?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는 해발 4130미터에 있어서 마지막 올라가는 길에는 숨이 많이 차더라.그전 날 숙박했던 곳의 고도는 겨우 3700이었는데도 밤에 두통, 가슴답답함, 숨참, 빈맥, 수면장애가 모두 나타났어.교과서적인 증상의 나열인데도 유독 식욕 부진이나 소화불량은 없었다는거. ㅋ고산증이 심하진 않았지만 밤에 잠을 못자서 고생했지. 도착하고나서 5시간동안 소변을 4번이나 보러 갔는데, 고산지대에 훌륭히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이긴 한데 그래도 귀찮은

안나푸르나 트레킹 - 고산병과 쓸모없는 숫사자

go-st|2013년 9월 3일

화장실에 가려고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침대 가장자리를 짚어가며 더듬더듬 나아가 방문을 열었다. 문 밖은 또다시 암흑이다. 다시 더듬더듬 돌아가서 침대 옆에 있던 후레시를 찾아나왔다. 후레시의 빛은 채 일미터도 뻗어나가지 못하고 어둠에 막혀버렸다. 무력한 빛으로 발걸음을 비추고 오른손으로 벽을 쓸며 조심조심 걸어갔다. 빛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미세한 입자가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이 비친다. 아마도 안개 입자일테다. 협곡에서 기어올라와 산장 인근을 덮고있던 안개구름이 더욱 농밀해진 것이다.화장실에서 돌아올때는 왼손을 벽에 대고 걷는다. 저 앞이 식당이 일텐데 눈앞엔 어둠뿐이다. 탁트인 외부 공간이 이처럼 깜깜할 수가 있을까.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경이가 있을(고스톱은 재미있느냐) 아랫 산장을 바라보

안나푸르나 트레킹- 결국 고산병에 걸린 밤

go-st|2013년 9월 1일

이럴리가 없다.이럴리가 없는데..그 말만 빙빙 돈다. 두개골속에 몇배의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생각이 둔하다. 숨이 가쁘다. 폐의 구석까지 숨이 스미지 못하여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가슴에 누가 돌을 얹어놓은 것같다. 갑갑하다.여기는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 나는 어두운 방의 나무 침대 위에서 얕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몇시간 전 우리는 숙소에 다다랐다. 협곡을 타고 올라온 안개가 이 곳까지 희뿌옇게 덮어서 해질녁인지 오후인지도 가늠이 되지 않는 때였다. 4월중순인데도 숙소 주변에는 눈이 녹지 않고 더러운 붕대처럼 얼어있다.롯지의 식당에서 신라면을 먹었다...아니 신라면은 동민씨가 먹었던가? 또렷하게 기억나는것은 식당 유리창 너머로 보이던 쌀뜨물같이 희미한 풍경, 그리고 커다란 탱크 수도꼭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