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트레킹- 결국 고산병에 걸린 밤
By go-st | 2013년 9월 1일 |
이럴리가 없다.이럴리가 없는데..그 말만 빙빙 돈다. 두개골속에 몇배의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생각이 둔하다. 숨이 가쁘다. 폐의 구석까지 숨이 스미지 못하여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가슴에 누가 돌을 얹어놓은 것같다. 갑갑하다.여기는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 나는 어두운 방의 나무 침대 위에서 얕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몇시간 전 우리는 숙소에 다다랐다. 협곡을 타고 올라온 안개가 이 곳까지 희뿌옇게 덮어서 해질녁인지 오후인지도 가늠이 되지 않는 때였다. 4월중순인데도 숙소 주변에는 눈이 녹지 않고 더러운 붕대처럼 얼어있다.롯지의 식당에서 신라면을 먹었다...아니 신라면은 동민씨가 먹었던가? 또렷하게 기억나는것은 식당 유리창 너머로 보이던 쌀뜨물같이 희미한 풍경, 그리고 커다란 탱크 수도꼭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