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트레킹 - 고산병과 쓸모없는 숫사자
By go-st | 2013년 9월 3일 |
화장실에 가려고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침대 가장자리를 짚어가며 더듬더듬 나아가 방문을 열었다. 문 밖은 또다시 암흑이다. 다시 더듬더듬 돌아가서 침대 옆에 있던 후레시를 찾아나왔다. 후레시의 빛은 채 일미터도 뻗어나가지 못하고 어둠에 막혀버렸다. 무력한 빛으로 발걸음을 비추고 오른손으로 벽을 쓸며 조심조심 걸어갔다. 빛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미세한 입자가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이 비친다. 아마도 안개 입자일테다. 협곡에서 기어올라와 산장 인근을 덮고있던 안개구름이 더욱 농밀해진 것이다.화장실에서 돌아올때는 왼손을 벽에 대고 걷는다. 저 앞이 식당이 일텐데 눈앞엔 어둠뿐이다. 탁트인 외부 공간이 이처럼 깜깜할 수가 있을까.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경이가 있을(고스톱은 재미있느냐) 아랫 산장을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