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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4) 무라노 섬에서 드디어 유리공예를 본 이야기
공포의 밤 포스팅에서 그 다음날 무라노 섬, 부라노 섬, 토르첼로 섬을 갔다고 언급했었다. 오늘은 그 섬들에 대한 이야기나 한 번 써볼까 한다. 1. 제일 먼저 간 곳은 무라노 섬. 무라노 섬... 혹시 아시는가? 무라노 섬에 얽힌 내 슬프고도 기구한 사연을... 그래, 그것은 2011년, 동네 친구와 함께 유럽여행을 떠났을 때의 일이었다. 막 베네치아에 도착해서 너무나 들떠있던 그 당시의 우리... 우린 그 때 피자 한 판을 사서, 베네치아 본섬에서 바포레또를 타고 15분? 20분? 하여간 좀만 가면 나온다는 무라노 섬을 갈 예정이었다. 그곳에서 유리공예도 보고, 어디 벤치에라도 앉아 따끈한 피자를 먹으며 놀 생각에 부풀어있었다. 그러나... 바포레또를 잘못

베네치아 (3) 묘지의 섬
베네치아에는 묘지로만 쓰이고 있는 섬이 있다. 본섬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 산 미켈레라고 불리는 섬이다. 내가 머물고 있던 숙소가 북쪽 선착장과 가까웠기 때문에, 베네치아에서 지내는 동안 계속해서 이 섬을 보게 되었다. 베네치아에 처음 방문했을 때도 그랬지만, 이 섬은 바라볼 때마다 나른한 기분이 든다. 묘하게 졸린 느낌... 많은 이들이 잠들어 있는 섬이기 때문일까. 일정이 텅 비던 어느 이른 아침, 나는 산 미켈레 섬에 가보기로 했다. 별 이유는 없고, 그냥 내부가 궁금했다. 언제나 외벽만 봐왔으니. 바로 앞 선착장에서 바포레또를 타고 단 5분. 단 5분만에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섬에서 죽은 자들을 위한 섬으로 오게 되었다.

남미여행 (47) 아르헨티나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하다
1. 드디어 그 도시를 이야기 할 시간이다. 남미를 다녀온 후, 다른 곳은 그렇다치더라도 반드시 여기만큼은 다시 오겠다고 마음 먹은 도시, 여유가 된다면 1년 정도 살면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은 도시, 아침의 빵 굽는 냄새에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고 부에노스 디아스라고 외치고 싶은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Buenos Aires. 어쩜 이름조차도 이토록 부드럽고 낭만적인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아르헨티나의 수도이자,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해 살고 있는 도시다. 대서양 연안에 자리잡은 항구도시인 탓에 바다 건너 유럽의 문화가 거침없이 들어왔고, 언젠가부터 남미의 파리라는 별명도 붙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유럽을 모방할 줄만 안다며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문화적 정체

베네치아 (2) 공포의 밤
* 제가 요새 글을 자주 올리는 이유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서 집안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 감기 바이러스가 제 포스팅의 7할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1. 베네치아란 이름이 붙은 행정구역은 우리가 아는 그 '바다 위의 섬'뿐만이 아니라 '섬 근처의 육지'까지도 포함한다. 이 육지 쪽의 베네치아는 '베네치아 메스트레'라고 불리는데, 이 쪽 지역은 본섬과는 다르게 저렴한 숙박 시설들이 많다. 그래서 알뜰한 여행자들은 보통 메스트레에 짐을 푼다. 나 역시 지난 유럽 여행 때, 베네치아 메스트레 지역의 방갈로에 머물렀었다. 그리고 베네치아의 두 번째 방문, 그러니까 지금 이 포스팅 당시의 여행.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만큼은 본섬에서 머물고 싶었다. 메스트레 지역이

베네치아 (1) 베네치아의 응급실
남미 - 스페인 여행 이후의 베네치아 여행기. 남미 쓰고 스페인 쓰고 나면 베네치아에서의 일주일은 완전히 기억에서 사라질 것 같다. 적당히 기억나는 것부터 써놔야겠다. 지금도 시간 순서로는 기억이 잘 안나니까 생각나는 대로, 에피소드 위주로 써보겠다. 1. 베네치아 섬의 호스텔에서 일본 여자애를 만나 많이 친해졌다. 유럽을 여행할 땐 매일같이 금발 애들만 보니, 어쩌다가 흑발에 키 작은 여자애를 만나면 반가워질 수 밖에 없다. 그날 저녁, 호스텔 식당에서 둘이 와인을 두어 병 사서 나눠 마시고 있는데, 이 일본 여자애가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왜 한국인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했다. 아마 내가 자기 이야기를 잘 들어주니까 이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