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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4) 론다와 아일이
1. 그라나다를 떠나 도착한 곳은 '론다'였다. 론다는 작은 도시이지만, 해마다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왜 찾을까. 두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 론다가 투우의 발생지라는 것이고, 둘째, 이 도시에서 진기한 다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걸 못보는 성격이라 투우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 내가 갔을 때 투우철이 아니기도 했다 - 론다에 있는 진기한 다리쪽엔 꽤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론다에서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그 다리를 보기 위해 달려나갔다. 이게 바로 론다의 자랑 누에보 다리! 18세기에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잇기 위해 지어진 누에보 다리는, 그 높이만 98m에 달한다고 한다. 거의 100m다, 100m. 나는 흥분

핀란드 헬싱키 여행그림
핀란드는 몇 년 전에 친구 에띠와 함께 유럽여행을 갔을 때 스탑오버로 들렸던 곳이다. 그 전까지 나는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녔고, 해외는 딱 한번 짧게 일본에 갔던 경험뿐, 어디 멀리까지 나가본 적은 없었다. 그런 내가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첫 발을 들인 도시가 바로 이 핀란드의 헬싱키였다. 헬싱키는 나에게 있어서 '시차라는 걸 느낀 첫도시'이자 '한달이 넘어가는 장기여행이란 걸 시작한 첫도시'이자 '아침식사로 밥을 먹지 않은 첫도시'였다. 나의 다양한 처음을 가져간 헬싱키 너란 녀석... 하여간 나는 그 헬싱키를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게 되었고, 지구가 널리 알려진 대로 둥글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여정 동안 누군가와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난 여행가야"라고 소

스페인 (13)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 스페인하면 찌고 덥고 뜨거운 태양인 줄 알았는데, 여행 내내 비가 오네요. - 맞아요! 우산 새로 살까 고민하면 비가 멈추고, 결국 안사면 다시 비가 와요. 아일이와 날씨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녀는 나랑 동갑이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말을 놓게 되었다. 나는 아일이에게서 아일랜드의 아름다움과 스페인 친구네 집에서 보낸 생활들을 들었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주고 반응하다가, 너무 듣기만 한 것 같아 나도 캐나다에서 워홀을 하고 와서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으나, 그녀는 내 이야기에 흐응~ 정도의 반응을 보인 뒤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여행자들이 원래 자기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얘는 지금 자신의 전 여정의 이야

베네치아 (11) 쓸쓸한 도르소두로
1. 베네치아 본섬은 운하로 인해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산 폴로, 카나레지오, 도르소두로, 산 마르코가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 오늘 가볼 지역은 도르소두로Dorsoduro라는 지역이다. 섬 반대편에 위치한 도르소두로에 가기 위해, 나는 영수증과 직원의 싸인이 달린 ACTV 카드를 들고 쭈뼛거리며 2번 바포레또에 탑승했다. 참고로 2번 바포레토는 베네치아의 대운하를 지나는 수상버스 중 하나로, 대운하를 지나는 다른 바포레또로는 1번 바포레또가 있다. 1번은 모든 정거장에 정차하는 완행, 2번은 주요 정거장만 정차하는 급행이다. 하늘은 잔뜩 찌푸린 채였다. 2번 바포레또는 흐린 하늘 아래에서 차가운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대운하를 따라 흘러갔다. 나

베네치아 (10)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오늘 포스팅할 곳은 베네치아 도르소두로 지역에 위치한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Peggy Guggenheim Collection. 페기에 관한 이야기만 쓸 거라 딱딱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디보자... 조금 생뚱맞지만 타이타닉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 침몰하던 타이타닉 호에는 미국의 재벌 사업가가 타고 있었다. 그는 배가 오래 가지 않아 침몰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자신의 하인과 애인을 구명보트에 태운 뒤 정작 자신은 턱시도를 차려입고 브랜디를 마시며 죽음을 맞이했다. 억만장자가 '멋진 죽음'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다른 이들의 관심을 얻으며 전해지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해외 토픽감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현실이 되어 돌아온다. 그에겐 딸이 있었다. 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