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2년차 배우 마츠자카 토오리에겐 일명 ‘망상의 기록'이라 불리는 두 권의 책이 있다. 제목도 있는 그대로 ‘망상'과 ‘망상2’인데, 이건 내게 좀 놀람, 그리고 배신이었다. 처음엔 그저 사전에 적힌 그대로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주관과 허황의 가벼운 수필 정도라 생각했지만, 주문을 하고 1주일, 집에 도착한 건 그럴싸한 사진집과 같았다. 판형부터 단행본의 국판이나 사륙판이 아닌, A4를 꽉채우는 국배판. 표지는 반짝반짝 코팅되어 있었고, 띠지에 적힌 문구는 ‘사상 최초 플라이어 북.’ 아마존 카트를 채울 때 난 왜 그걸 보지 못했을까. 그러니까 이 책은 가상의 영화에 대한 전단지 홍보물, 그것만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영화 일련의 과정을 촬영, 편집, 그리고 홍보를 포함 개봉 준비라고 한다면, 마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