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사랑을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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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때때로 얼마나 교활할 수 있을까. 말은 얼마나 완전하고, 또 동시에 취약할까. 아마도 10여 년, 시간이 흘러 다시 본 스파이크 존스, 아니 호와킨 피닉스의 ‘그녀'는 내게 어김없이 수많은 말들에 관한 영화였다. 연인들 사이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회사의, 불특정 ‘그녀'에게 보내는 말들로 시작하는 영화는 수많은 남녀 관계를 (말들로) 지휘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관계는 챙기지도 못하는 이별 1년차 테오도르의 건조한 일상에 이야기를 편다. 애매한 거리감의 친구 여자 에이미(에이미 아담스)와 조금 더 애매한 남자 친구 폴(크리스 프랫)과의 얼마 되지 않은 친분이 있지만, 그는 대부분 혼자이고, 테오도르가 대화을 건네는 상대는 의뢰인 편지 속 타인이거나 가슴 포켓에 쏙 들어가는 ‘인공지능 운영체계' 단말기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