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미사일 발사기지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미니트맨 국립역사공원(Minuteman Missile NHS)](https://img.zoomtrend.com/2018/08/18/994AD0355B78723423)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협상을 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거다.두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바로 그 순간 - 그러니까 미국시간 6월 11일 오후에, 우리 가족은 때마침 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의미있는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엄마, 여기는 어디야?" "엄마도 잘 몰라, 아빠 카메라 보고 일단 사진이나 찍자~"미니트맨미사일 국립사적지(Minuteman Missile National Historic Site)는 미국의 미니트맨II 핵미사일 발사기지를 소개하는 국립역사공원이다.미니트맨(Minuteman)은 미공군이 운용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로 미국의 핵 억제력에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3단식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로, 1962년 I형이 지하 사일로(silo)로부터 발사에 성공하여 7월부터 최초로 실전에 배치되었다. 개량형인 II형은 1966년부터 배치되었으며, 1970년에 새로 개량된 III형이 제작되면서 기존의 I · II형과 교체되었다. 다탄두각개목표재돌입체를 탑재한 최신의 III형은 길이 18.2m, 무게 34.5t, 사정거리 13,000km에 이르며, 3개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30분내에 전 세계 어디든 핵 공격이 가능하다.비지터센터로 들어서니 뭔가 이 핵미사일들이 마구 만들어지던 1970년대 미소냉전 시대의 분위기가 팍팍 느껴졌다.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안내데스크 앞에 방문객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뒤쪽으로 여기 '미사일 공원'의 안내지도가 보이는데, 그 공원 지도로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미니트맨 국립역사공원은 위의 지도와 같이 3곳의 장소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현재 있는 Visitor Center는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만든 건물이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발사대 Delta-01은 지하의 발사통제소를 직접 들어가볼 수 있는 곳으로 반드시 유료투어를 미리 예약해야만 하는 곳이고, 발사대 Delta-09는 미사일 사일로와 지하 출입구 등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월(Wall) 마을을 출발해 비지터센터로 오면서, 위 사진과 같이 사일로에 들어있는 핵미사일을 보기 위해서 Delta-09 발사대에 먼저 들렀다. 하지만 아쉽게도 발사대는 일찍 문을 닫아서 직접 구경은 하지 못하고...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발사대 입구의 모습 후에 공원 홈페이지에 있는 Delta-09의 사진을 편집해서 가운데 넣은 다음에, 다시 비지터센터에 도착하는 영상까지 심심하지 않게 보실 수 있다.왼쪽 아래 작은 미국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미국 대평원(Great Plains) 지역에는 1990년대까지 6개의 전략미사일부대(Strategic Missile Wing)가 있었는데, 하나의 부대는 다시 3개의 중대(Squadron)로 구성되고 각 중대는 50발의 미니트맨을 운용했으니까, 지도에 표시된 지역에만 모두 900발의 핵미사일이 땅속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91년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START)에 따라서 까맣게 표시한 절반인 3곳 부대의 450발의 핵미사일이 폐기되었고, 그 중에 한 곳인 여기 사우스다코타의 66th Missile Squadron의 D Flight 섹터가 핵미사일 발사기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국립공원이 된 것이다.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크게 볼 수 있음)전시장 입구에는 실제 지하 핵미사일 발사기지의 철문에도 그려져 있었다는, 도미노피자의 광고문구를 패러디한 글이 눈에 띈다. "전세계 어디든 (핵폭탄을) 30분안에 배달해드립니다. (혹시 30분안에 배달이 안 되면) 하나 더 공짜로 보내드립니다."Delta-01 발사통제소(Launch Control Facility)의 모습도 간단히 소개해놓았는데, 이렇게 핵미사일 발사기지의 군인들을 '미사일리어(Missileer)'라고 불렀다고 한다.그리고 전시장에는 미국과 소련이 서로 핵무기를 개발하며 위협하던 미소냉전의 상황부터 시작을 해서,전세계 핵탄두의 숫자를 그래프로 표시하면서, 1990년대부터 전략무기감축협정에 의해서 그 숫자가 줄어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이 전시는 '피자' 주문을 받는 순간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서 30분안에 전세계로 배달을 하는지, 또 배달 오토바이가 출발한 다음에 몇 분안에 주문취소(공중폭파)가 가능한지 등을 분 단위로 설명하고 있다.^^서두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핵탄두 갯수 그래프의 마지막에 있던 이 설명판의 내용 때문인데... 미국이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매일 뉴스에 나오지만, 2015년에 만들어진 이 안내판에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의 5개국 외에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북한이 핵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이미 기재해놓았다. 그리고, 옆의 태블릿 화면으로 표시하는 가장 최신의 관련정보에는 2016년에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사실도 써놓았다. North Korea claims to have tested a thermonuclear weapon. Outside experts doubt the claim.비지터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국기하강식을 하는 모습 옆으로 이 곳의 이름이 보이는데, 왜 미사일의 이름이 '분인간(minute man)'일까?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 민병대를 소집하면 바로 달려오는 사람들을 '미니트맨(minuteman)'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하여, 최초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으로 언제든지 바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미사일 이름을 미니트맨(minuteman)으로 했다고 한다.마지막으로, 여기를 방문해 미국의 대평원 땅속에 띄엄띄엄 핵미사일이 하나씩 심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위의 영화 <터미네이터3>의 마지막 발사장면이 이해가 되었다~
![마운트러시모어(Mount Rushmore) 야간개장의 하이라이트인 라이팅세레모니(Lighting Ceremony)](https://img.zoomtrend.com/2018/09/01/992750475B8AC8D70F)
무슨 놀이공원도 아닌데 '야간개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좀 웃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러시모어 바위조각에 조명이 켜진 모습을 밤에도 볼 수 있다는 정도만 알고, 바로 옆 키스톤(Keystone) 마을에 2박 예약을 했었다. 그리고 8박9일 여행의 출발이 임박해서 세부계획을 짜면서 알게된 사실이...그냥 어두워지면 조명을 켜는 것이 아니라, 야외극장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특별한 '이브닝 라이팅 세레모니(Evening Lighting Ceremony)'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여행 3일째인 이 날도 400km나 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녁을 먹고 호텔방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이 곳을 찾았다. (마운트러시모어 국가기념물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오전 방문기를 보시면 됨)낮에는 그렇게 더웠는데, 해가 떨어지고는 산속이라서 급속히 추워지는 것 같아서 우리 모두 두꺼운 겉옷을 입고 나왔다.이미 해는 블랙힐스(Black Hills)의 검은 바위산 너머로 사라진 그랜드뷰 테라스(Grand View Terrace)에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다. (사진 왼쪽에 양복 웃도리를 입으신 분... 밑에는 반바지라서 깜놀^^)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그랜드뷰 테라스 너머로 만들어져 있는여기 야외 원형극장(Amphitheater)에 이미 자리를 잡고 세레모니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조명이 켜진 무대에는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올라가서 자유롭게 놀고 있었다.오전에 텅 빈 야외 극장을 내려다 보면서, 저녁에 사람들이 많이 없으면 썰렁하겠다는 걱정(?)을 했는데... 월요일 평일 저녁이었음에도, 이 큰 극장이 거의 자리가 채워졌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우리 가족도 오른편 관람석의 중간 정도에 자리를 잡았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저녁 9시가 살짝 넘은 시간이었지만, 아직 조명 없이도 4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이 잘 보였는데, 시간상 해가 늦게 지는 섬머타임에 또 위도가 높은 북부 지역이라서 그런 것 같다.그리고 잠시 후 9시20분이 되어서야 무대가 정리되고, 파크레인저가 등장하면서 식이 시작되었다. 공식적으로 저녁 라이팅 세레모니(Lighting Ceremony)는 5월말 메모리얼데이 연휴 전 금요일부터 8월초까지는 저녁 9시에, 그 다음부터 9월30일까지는 저녁 8시에 시작된다고 되어있다. (세레모니가 없는 기간에도 조명은 켜지고 야간개장은 함)레인저가 미리 적어온 내용을 보면서, 조각된 4명 대통령의 어록(?)을 한마디씩 소개했는데, 왜 이렇게 시간을 끄나 생각을 해보니 약간 더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때가 되면 레인저는 들어가고 뒤쪽 스크린에 먼저 오전에 비지터센터에서 봤던 소개영화가 7~8분 정도 나온 후에 뮤직비디오(?)가 화면에 나온다.
위의 영상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노래의 클라이막스에 러시모어 조각에 조명이 켜지는 순간을 보실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미국 국가 를 모든 참석자들이 함께 부른다.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일어나서 가슴에 손을 얹고 따라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진의 노출을 바위산 위에 맞춰서 다시 찍어보면,이렇게 조명을 받는 4명의 대통령 얼굴 조각을 볼 수 있는데, 빛을 반사하는 바위 무늬의 얼룩 때문인지 아니면 명확한 그림자가 없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어른어른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에서 조명을 비추는거길래 저렇게 머리 위 끝까지 밝게 보이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뒤를 돌아보니,그랜드뷰 테라스의 좌우로 만들어진 조명탑에서 각각 10발씩 정면에서 조명을 쏘는 것이었다. 러시모어 조각상에 조명이 켜졌으니, 세레모니가 모두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걸로 다가 아니었다.미국은 관람객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행사를 할 때 (지금은 쇼가 없어졌지만 씨월드의 범고래 샤무쇼(Shamu Show)가 일례인데,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또는 지역에 따라서 경기장에서 경기 시작하기 전에, 군인과 그 가족들에게 일어나라고 해서 박수를 쳐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기 러시모어에서는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아예 육/해/공군과 해병대 및 국경수비대 출신은 모두 무대로 나오라고 해서 감사의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다.그리고, 그 '베테랑'들이 무대 위의 성조기 하강식을 하는 것으로 라이팅 세레모니의 모든 일정이 끝나는 것이었다.모두 56개의 깃발이 걸려있는 애비뉴오브플래그(Avenue of Flags)를 지나와서, 뒤를 돌아보고 밤하늘 아래 빛나고 있는 마운트러시모어(Mount Rushmore)를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로써 8박9일 러시모어/콜로라도/와이오밍 여행의 길었던 3일째 이야기도 다 끝났는데, 블로그에 올린 하루 동안의 여행기가 모두 9편이나 되는 기록을 세운 길고 바쁜 날이었다.^^
![대평원의 초원이 침식되어 만들어진 황무지를 볼 수 있는 배드랜즈 루프로드(Badlands Loop Road)](https://img.zoomtrend.com/2018/08/30/99B564465B8769D91B)
배드랜즈(Badlands) 국립공원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나쁜물' 배드워터(Badwater)가 떠올랐다. (10년전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마시지 못하는 물이라서 배드워터, 풀이 자라지 못하는 땅이라서 배드랜드라고 불렀으리라~하지만, 그 배드랜드의 모든 땅이 불모지는 아니었다. 공원 홈페이지 첫화면에도 등장하는 비지터센터 앞의 이 풍경에서 알 수 있듯이, 배드랜드의 절벽들은 푸른 초원 위로 이렇게 솟아있었다.뒤를 돌아보면 공원본부인 벤라이펠 비지터센터(Ben Reifel Visitor Center)가 나지막히 자리잡고 있다. 미국 국립공원 비지터센터에 사람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해서 찾아보니... 벤 라이펠(Ben Reifel)은 사우스다코타의 정치인으로, 이 지역 라코타(Lakota) 인디언 어머니와 독일계 아버지의 혼혈로 미국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원주민들의 권익신장에 기여한 인물이라고 한다.비지터센터 안내데스크 오른쪽, Cancellation Station 옆에 벤 라이펠(Ben Reifel)의 사진과 설명이 걸려있다. 이번에 8박9일 여행을 하면서 다시 떠오른 후회가 "왜 우리가 미국 와서 처음부터 국립공원 패스포트(Passport)를 사서, 방문한 곳마다 도장을 찍으면서 다니지 않았을까?"하는 것이었다. (미국 국립공원 도장을 찍을 수 있는 400여 곳의 'NPS official units'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짧은 청치마에 제대로 된 등산화를 신은 아가씨가, 화석 속의 동물이 살아나서 살금살금 다가오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모니터를 보면서 그 동물의 뼈를 맞추고 있다.^^ 잘 만들어진 전시장을 이렇게 잠깐 둘러보고는,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서 다시 차에 올랐다.다시 이렇게 대평원이 침식되어 만들어진 뾰족한 아이보리색 절벽들 사이로 만들어진 길을 달리며 구경하기 위해서였다.배드랜즈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의 북쪽구역(North Unit)만 확대해서 보여주는 공원지도인데, 우리는 제일 오른쪽 Northeast Entrance로 들어와서 비지터센터를 들렀다가, 이제 배드랜즈 루프로드(Badlands Loop Road)를 달린 후에 Pinnacles Entrance로 나가는 것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픽업트럭 짐칸에 캠핑카 시설을 싣고 다니는 '트럭캠퍼(truck camper)' 한 대가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커다란 RV가 형편이 안되면, 저런 작은 트럭캠퍼라도 한 대 사서 돌아다녀야 겠다~"화석전시는 건너뛰고 화이트리버 전망대(White River Valley Overlook)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차를 세웠다.단체로 모두 보라색 옷을 입고 왔던 대가족! (저 꼬마는 사진 찍는 위기주부를 보고 포즈를 취해주는 중^^)지혜와 아빠도 안쪽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매마른 배드랜드에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이 너무 뜨겁고 눈부셨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할 부녀가 아니지... 사진을 찍고는 더 깊숙히 배드랜드 속으로 들어가본다.오르락내리락 저 끝까지 들어간 다음에야, 이 길을 비디오로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나오고 있는 위기주부~그래서, 액션캠이 달린 모자를 쓰고 다시 전망대 주차장을 배경으로 걸어오고 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음)이번 여행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는지, 더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보자고 하는 지혜양~^^ 하지만, 저 정도까지가 안전하게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한계였다.같이 따라서 걸어온 엄마가 부녀사진을 찍어줬다. "잘 있어라, 나쁜 땅아~" 나쁜 땅에서 남긴 좋은 추억...다시 루프로드를 달리면서 찍은 이 사진은, 오래전 30일간의 자동차여행 첫번째 포스팅으로 소개했던 몬태나(Montana)주의 초원을 떠올리게 한다. (블로그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차이점은 여기 배드랜즈 국립공원은 도로 왼쪽 부분은 계속 땅이 깍여서 만들어진 절벽이라는 사실이다. Panorama Point를 지나서는 한동안 이런 평지만 계속 이어지다가,노란색 지층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던 Yellow Mounds Overlook부터 마지막 전망대 Pinnacles Overlook까지는 다시 이런 영화같은 풍경 속으로 도로가 계속 이어졌다.마지막으로 도로변에서 풀을 뜯던 산양들의 배웅을 받으며, 여기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배드랜즈 국립공원을 빠져나갔다.
위의 화면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배드랜즈 루프로드(Badlands Loop Road)를 달리면서 가장 멋진 풍경들만 모아놓은 것을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공원을 나가서 1시간여를 더 달려서 래피드시티(Rapid City)에서 저녁을 사먹고, 일단 2박을 하는 키스톤(Keystone) 마을의 호텔로 돌아가서 잠시 쉬었다가 또 다시 나왔다.
!['딸기봉' 스트로베리 피크(Strawberry Peak) 왕복 4시간 산행으로 다시 '몸만들기(?)'를 시작해보자~](https://img.zoomtrend.com/2018/08/22/99F892435B7CEA3121)
지난 주까지 북반구 전체를 뒤덮은 폭염과 LA 남쪽의 큰 산불 등등의 환경에, 또 금요일 밤 늦게 아르바이트를 마친 딸아이 픽업하느라고 3시간밖에 못 자고 일어난 상황이라서 사실 새벽등산을 할 좋은 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얼마 전에 엔진수리를 한 자동차도 새벽에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봐야 했고, 위기주부도 다시 산길을 3~4시간 빡세게 걸어봐야 했기 때문에 집을 나섰다.그렇게 해서, 집에서 40분정도 걸려 도착한 곳은 Angeles Crest Hwy와 Mt Wilson Rd가 만나는 삼거리인 레드박스(Red Box) 주차장이다. 미국에서 DVD와 블루레이 영화를 빌리는 무인대여기 이름도 레드박스(Redbox)인데 (설명은 여기를 클릭), 이 곳은 왜 옛날부터 레드박스라고 부르는지 궁금했다~ 위기주부와 거의 같이 도착한 저 4명의 일행은 안내판 왼쪽의 계단으로 내려가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가브리엘리노 트레일(Gabrielino Trail)을 하는 모양이었다.주차장에서 도로를 건너서 조금 올라가면, 거리 표시고 뭐고 하나도 없이 영어단어 "STRAWBERRY" 하나만 딱 세로로 씌여있는, 이 날 트레일의 출발점이 나온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 순간에 바로 딱 떠오르던 노래 하나... ♪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 딸기가 제~일 좋아~ ♬로스앤젤레스 북쪽 샌가브리엘 산맥(San Gabriel Mountains)을 넘어가는 Angeles Crest Hwy 너머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저 도로를 마지막으로 넘은 것은... 2년전 가을에 마운트 베이든파웰(Mt Baden-Powell) 등산을 하고 (포스팅은 여기를 클릭), 갑자기 움직이지 않던 나의 자동차를 AAA 견인차 위에 싣고 LA로 넘어왔던 그 때이다.^^조금 더 올라가서 동쪽방향 일출을 줌으로 당겨본다~ 아시는 분들은 알지만, 여기 LA 북쪽은 정말 첩첩산중이다!트레일 좌우의 덤불 위로 나무들이 모두 죽어있는 이유는, 이 곳이 LA카운티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었던 2009년 "Station Fire"의 피해를 입은 지역이기 때문이다.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모퉁이를 돌아서니, 마침내 '딸기봉'이 눈 앞에 나타났다. (설마 이런 가 나올거라고 기대하신 것은 아니겠죠?) 저 봉우리를 남쪽 아래에서 올려다 본 모습이 딸기를 거꾸로 놓은 것 같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산악자전거도 다닐 수 있는 평탄한 등산로를 40분 정도 걷고나면, 이제 "STRAWBERRY PEAK"라고 아웃라인으로 써놓은 쇠말뚝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그 후로 1시간동안 계속되는 이런 험한 등산로! 그리고 나의 마음속을 맴돌던 노래... ♪ 딸기가 싫어 딸기가 싫어~ ♬마침내 딸기봉 정상까지 마지막 구간만 남겨두고 있는데, 저 너머로는 경사가 매우 급해서 아래쪽 콜비캐년(Colby Canyon)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은 없고, 지금 보이는 길이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트레일이라고 한다.정상에는 방명록(?)같은 노트를 넣어두는 쇠통과 비스듬히 꽂혀있는 쇠기둥 하나 이외에는 봉우리 이름이라던가 높이를 알려주는 표지판 등은 전혀 없었다. 참고로 이 스트로베리 피크(Strawberry Peak)의 높이는 해발 1,880m로 부근에서는 가장 높으며, 주차장에서 편도거리는 6km에 수직으로 460m를 올라온 것이다.인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답게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데, 남쪽으로는 얕은 능선 너머로 LA다운타운까지 한 눈에 보인다. 이 때 남쪽이 뿌옇게 보이는 것은 아직까지도 꺼지지 않고 있는 오렌지카운티의 "Holy Fire" 산불 때문이었고,북쪽으로 보이는 이 히든스프링스(Hidden Springs)의 황량한 풍경은 앞서 언급한 2009년의 산불 때문이다... "참, 캘리포니아는 산불이 문제야~"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트레일에서 내려다본 앤젤레스크레스트 하이웨이(Angeles Crest Highway)의 꼬불꼬불한 산길을 빨간 자동차 한 대가 열심히 올라오고 있다.주차장 건너편에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모르겠는) HARAMOKNGNA 인디언 문화센터(American Indian Cultural Center)가 있어서, 캔콜라 하나 사서 마시면서 LA지역에 살던 여러 인디언 부족에 대해 공부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배드랜즈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의 필수 입문코스인 도어트레일(Door Trail)의 황무지](https://img.zoomtrend.com/2018/08/25/9925F2355B80D0FC18)
8박9일의 러시모어/콜로라도/와이오밍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가장 큰 고민이었던 부분이, 러시모어에서 동쪽으로 1시간반 거리로 뚝 떨어져있는 이 곳을 방문할 필요가 있느냐의 문제였다. (러시모어 부근 국립공원 지도는 여기를 클릭해서 보시면 됨) 하지만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라는 이름만으로도 무조건 방문해야 한다고 결론이 났고, 여행기를 쓰는 시점에 다시 생각해봐도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푸른 초원 위에 만들어진 배드랜즈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의 입구... 테렌스 맬릭 감독에 마틴 쉰 주연의 1973년 영화 <황무지>의 원제가 바로 "Badlands"로 여기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의 부근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유명한 싯구로 시작하는 T.S. 앨리엇의 영시 <황무지>의 그 황무지(The Waste Land)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다.^^입구를 지나자마자 도로 오른쪽에 차들이 서있어서 우리도 속도를 늦추고 자세히 보니, 빅혼쉽(Bighorn Sheep) 한 마리가 풀숲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여기까지는 전혀 '나쁜땅' 배드랜드(bad land)처럼 보이지 않았지만...조금만 더 달리니 이렇게 초원 위로 누런색 절벽들이 나타나며, 왼쪽으로 큰 주차장이 나와서 차를 세웠다.확대된 공원지도로 잠깐 설명하면, 우리는 오른쪽 위의 90번 프리웨이 131번 출구로 나와서 지금 Door Trail, Window Trail, Notch Trail 등이 출발하는 긴 주차장에 도착을 한 것이다. 비지터센터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이 곳이 나오기 때문에 미리 알고 잘 차를 세워야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3개의 산책로 중에서 가장 북쪽에서 출발하는 도어트레일(Door Trail)의 보드워크가 시작되는 곳인데, 아내와 지혜는 벌써 저기까지 가서 손을 흔들고 있다.퇴적층이 이렇게 침식된 지형은 아리조나주 페트리파이드포레스트(Petrified Forest)나 또는 유타주의 브라이스캐년(Bryce Canyon) 등의 여러 국립공원에서 많이 봐왔지만, 여기 배드랜즈(Badlands) 국립공원이 가장 다른 점은 땅이 평평한 곳은 모두 초록의 긴 풀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왜 이 길의 이름이 Door Trail 일까? 공원의 입문(入門) 코스라서 그런 것일까?" 그 이유는 모퉁이를 돌아서 저 위치에 서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비록 '문짝'은 없지만, 저 거대한 두 벽의 사이로...바로 이런 황무지 세상의 문이 열리기 때문이었다!보드워크에서 내려와 직접 황무지를 밟을 수도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명확한 트레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노란색 막대기 표시를 따라서 약 1km 정도까지 깊숙히 들어가볼 수 있게 해놓았다."지혜야, 너가 방문한 31번째 미국의 내셔널파크야~ 미국에 60개의 National Park가 있으니까, 이로써 50%를 넘겼다." (그 동안 우리가족이 방문한 미국의 국립공원들에 대한 소개는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음)우리도 노란 쇠말뚝을 하나씩 찾으면서 좀 더 깊숙히 들어가보기로 했다.가끔은 풍경을 바라보는 뒷모습 사진이 더 어울리는 곳들이 있는데, 바로 여기가 그런 장소들 중의 하나였다.셀카를 찍으려는 자와 그것을 말리는 자...^^셀카봉 가족사진 한 장 찍고는 엄마는 여기서 기다리시고, 지혜와 아빠는 조금 더 깊숙히 황무지 탐험을 계속했다.이 안쪽은 정말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는 '나쁜땅' 배드랜드가 맞았다~ 그런데, 저 멀리 깍아지른 절벽을 자세히 보니...절벽 중턱에 이렇게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기어서 올라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저 틈새로 뒤쪽에서 걸어서 나왔다 들어가는 사람들이었다. 기다란 주차장을 따라서 사람들이 이 황무지로 들어오는 길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저리로 나오는 것 같았다. 시간만 많다면 저기도 돌아서 가보고, Window와 Notch Trail도 모두 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있는 여유는 없었다.미서부와는 살짝 다른 느낌의 대평원(Great Plains) 지역의 침식지형... 외계행성같은 그림 속으로 한 분이 들어가고 있다. (옷이 밝은색이나 흰색 우주복이면 좋았을 듯^^) 여기서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광고카피가 문득 떠오른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이제 그만 길을 찾아서 돌아가야 했다. 좁은 협곡 아래쪽을 탐험하는 사람들도 있고, 우리를 이 황무지의 세계로 인도한 문이 저 멀리 보인다.주차장에서부터 도어트레일과 황무지를 직접 밟는 모습, 그리고 보드워크 끝에 있는 전망대의 풍경까지 모두 동영상으로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여행기를 쓰면서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렸더니, 비지터센터로 가는 도로에서 찍은 이 마지막 사진은 왠지... 영화스크린과 같은 화면비율인 2.4:1 아나몰픽(Anamorphic) 와이드화면처럼 뽑아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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