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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무도 더빙에 화가 났나

By  | 2015년 10월 1일 | 
나는 왜 무도 더빙에 화가 났나
2008년 벽두에 이들이 사극 <이산>에 카메오로 출연했을 때 이들은 엑스트라였다. 2015년 이들은 쟁쟁한 프로 성우들을 제치고 외화 <비긴 어게인>의 주연 더빙을 맡았다. 그만큼 <무한도전>의 위상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무도 멤버들은 주연으로도 모자라 아픈 정형돈의 자리를 뺀 5사리 꽉 채워 조연 더빙까지 꿰찼다. 이들은 처음에 외화 더빙에 황송한 부담을 나타내면서도 전문 성우들의 코치를 받으면서 대사를 연습했고 결국 추석 연휴의 끝머리 황금 시간을 차지했다. 전문 성우들은 프로그램과 영화에서 이들을 완벽히 보조하는 역할이었다. 잘 했으면 글 안 썼다. 못 했다. 정준하는 그나마 들어줄 만 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다.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를 연기

사도 (2015)

By  | 2015년 9월 17일 | 
사도 (2015)
<사도>를 보고 왔다. 한국 역사 단일사건 중 영조와 사도세자 이야기만큼 많이 보고 들은 스토리가 또 있을까? 큰 기대 없이 극장을 찾았다. 돈을 내고 극장에 가는 이유는 바로 송강호와 유아인의 연기를 감상하기 위함. 연기는 만족스러움을 넘어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이미 검증이 끝난 두 배우의 연기는 왕과 세자, 아버지와 아들,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긴장을 극대화시켰다. 송강호는 40대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영조를 확고한 인물관 아래 열연했다. 유아인의 사도세자 연기는 복잡 다양한 감정의 고리를 끌어올려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유아인의 연기는 동세대 연기자 중 가장 탁월하다. 세자가 영조를 죽이려 하고 뒤주에 갇히는 사건 발생 첫째 날부터 여덟째 날까지 횡단하며 사건이

'진심' 실망스러운 드라마 <어셈블리>

By  | 2015년 9월 18일 | 
'진심' 실망스러운 드라마 <어셈블리>
한국 정치만큼 암울한 것이 또 한국 정치드라마다. 최근 10년동안 등장했던 정치 드라마를 떠올려보자. 떠오르는 게 없다. 아니 없진 않았다. <제5공화국>이 있었고<프레지던트>도 있었다. 고현정의 복귀작 <대물>은 2010년 동시간대 최고시청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회 안팎에서 연애하는 작품들도 몇 편 있었는데 이것들을 정치드라마라 불러도 될지. 대한민국이 아닌 역사 속 국가에서 정쟁을 하는 드라마들도 있었다. <선덕여왕>과 <정도전> 정도. 많이 열거했지만 이게 다다. 지난 10년간 방송사에서 드라마가 얼마나 나왔는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는 많지 않았고 대부분 20편 내외의 중편이었다. 환경이야 많이 다르지만 미국에서 <웨스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

By  | 2015년 9월 23일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
VOD 할인 하길래 집에서 봤다. 우선 주목할 만한 감독이 등장했으니 기억해야 한다. 안국진. 그의 첫 장편 연출작인 이 작품은 특이하려고 아주 작정을 했다. 일본에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이 있다면 한국엔 이 작품이 있다고나 할까. - 그로테스크한 수남의 일생? 주인공 이정현의 연기는 굳이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영화를 감상한 모든 이들이 이미 이야기했다. 잘한다. '헬조선' 영화에서 극화(intensification이든 dramatization이든)된 투쟁과 노동은 이제 흔한 이야기다. 피를 말리는 노동을 여과없이 롱테이크로 조망한 박정범의 <산다>를 가까운 예로 들 수 있다. 극의 등장인물이 성실하게 '노오력'을 하면 할수록 '극적'인 덫에 놓이게 되고 갈등을 거듭하며 결국 씁쓸한 결말

피케이 : 별에서 온 얼간이 (2015)

By  | 2015년 10월 1일 | 
피케이 : 별에서 온 얼간이 (2015)
발리우드 영화를 볼 땐 비평의 날카로움을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가자. 보통 눈으로는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뮤지컬 장면, 계연보다는 우연이 도드라지는 전개는 발리우드 영화의 매력이고 이 영화는 발리우드 영화 문법에 충실하다. 영화는 그러면서 천진난만하게 인도에 만연한 종교적 문제들을 찔러댄다. 종교와 자본의 짙은 결탁을 비꼬는 영화의 메세지를 읽으며 한국 생각이 나는 건 당연한 일. <세 얼간이>의 라지쿠마르 히라니와 샤룩 칸, 살마르 칸과 함께 발리우드 3대 칸으로 꼽히는 아미르 칸이 다시 뭉쳤다. <세 얼간이>를 보고 발리우드 영화 매력에 빠졌다면 역시 추천할 만한 작품. 발리우드 영화 애호가 사이에선 비교적 '수위'가 낮은 작품으로 분류될 듯. 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