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pa.exe

4. 시베리아 횡단열차 II

By  | 2015년 7월 31일 | 
4. 시베리아 횡단열차 II
러시아 여행기 4. 시베리아 횡단열차 II 다시 기차 안. 2월 19일부터 2월 23일까지 4박 5일 대장정의 시작이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오며 볼 건 다 봤기 때문에 한없이 무료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눈과 추위의 대륙은 서쪽으로 갈 수록 조금씩 변화를 보여주었다. 눈이 줄고, 집이 늘고, 나무가 바뀌었다. 그런 작은 변화에 세심한 주목을 기울이는 일이 재미있다. 정말 뜬금없는 곳에 드문드문 집이 있길래 옆 사람에게 왜 이런가 물어보았더니 그 중 대부분이 러시아인들의 주말 별장 '다차'라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텃밭을 가꾸기도 하고,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나와 샤슬릭을 구워먹기도 한다고 한다. 많은 대도시 시민들이 다차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소련 때 나눠준 땅이

러시아 여행기 5. 모스크바 I

By  | 2015년 8월 3일 | 
러시아 여행기 5. 모스크바 I
러시아 여행기 5. 모스크바 I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제정 러시아가 만들고자 했던 '제 3의 로마'이자 소비에트 연방의 핵심으로 세계 혁명의 심장이었던 곳. 지금도 유라시아의 최대 도시로 인구 1,200만이 살고 있다. 이런 이력이 당연하게도 모스크바는 여행자에게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 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모스크바강, 대도시의 활력이 넘치는 '유럽의 두바이', 땅 밑 깊숙이 뚫린 각양각색의 지하철역까지 놓칠 게 하나도 없었다. 여행자들이 둘러볼 만한 곳의 면적은 그리 크지 않아 둘러보기 용이하다. 전철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으니 여행은 아주 편했다. 특히 국립박물관과 크레믈린, 성 바실리 성당, 국영 백화점 굼, 레닌 영묘가 한데 모여있는 붉은 광장(Красная площадь)은

3.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II

By  | 2015년 7월 21일 | 
3.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II
러시아 여행기 3.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II <2월 17일> 세계 어느 곳의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넓고 추운 대륙 사람들에겐 챠르, 사상, 정당, 대문호, 음악 그리고 푸틴처럼 믿고 기대 안식을 얻을 수단이 필요했다. 그 중에서도 러시아만의 모습을 띄며 나타난 종교가 바로 러시아 정교회이고 그 산물이 바로 정교회 성당이다. 실제로 러시아 국민의 70%가 정교회를 믿고 있고, 현재 러시아에서 사실상 국교의 위상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숙소를 나와 앙가라강변을 따라 종일 이르쿠츠크의 성당을 돌아다녔다. 대부분의 성당이 지금껏 온전히 쓰이고 있었다. 이르쿠츠크와 역사를 함께한 성당들이다. 이 얼어붙은 땅에서 빛나는 도시를 일궈낸 사람들은 성당에 다녔을

3.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I

By  | 2015년 7월 13일 | 
3.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I
러시아 여행기 3.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I 바이칼호에서 흐르는 유일한 물길인 앙가라강은 물살이 거세 겨울에도 잘 얼지 않는다. 얼음 조각들이 둥둥 떠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분명 강의 어떤 구간은 꽁꽁 얼었을 것이지만 이르쿠츠크 도심과 교외를 가르는 앙가라강은 차가운 안개를 내뿜으며 천천히 흘러간다. 이 억세고도 도도한 앙가라는 일대에 안정적인 땅을 만들었는데 그곳에 정확히 해당하는 곳이 바로 이르쿠츠크이다. 몇 백 년 넘게 이 대륙 길 따라 방랑하던 코자크들이 부랴트족에게 금, 모피를 거래(라고 쓰고 착취라고 읽는다.)를 위해 야영지를 세우면서 사람의 발길이 처음 닿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르쿠츠크는 러시아 서방과 동방, 러시아와 중국, 몽골을 잇는 무역도시로 발돋우움한다. 나폴레옹 보나

종이접기 아저씨의 귀환

By  | 2015년 7월 13일 | 
종이접기 아저씨의 귀환
유치원 다닐 때 일이다. 종이접기 아저씨가 유치원에 종이접기를 가르쳐주러 왔다. 아저씨는 자신이 준비해온 모형이나 종이접기 결과물을 보여주고는 차근차근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다. 많은 친구들이 잘 따라가더라도 '아저씨 공주 접어주세요.', '아저씨 로봇 접어주세요.'하면 가르쳐주던 걸 뒤로 하고 뚝딱 종이공주를 접어 품에 쥐어주었다. 한두 시간 종이접기를 했었는데 나는 그때 다간에 미쳐있었고 아저씨에게 두 시간 내내 다간 접어달라고 징징거렸다. 아저씨는 다간은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봤고 나는 기차랑 자동차랑 비행기랑 막 합친다는 이야기만 했었던 것 같다. 내 설명으로는 김영만이 아니라 3D 프린터가 와도 절대 다간을 접을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은 빨리도 지나 종이접기 시간이 끝났다. 나는 기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