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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상트페테르부르크 I

By  | 2015년 11월 18일 | 
6. 상트페테르부르크 I
8시간 운행하는 기차에서 밤 동안 푹 잤다. 이제 기차를 오래 타는 데에는 적응이 되었는지 하나도 불편하지 않게 잘 잤다. 시베리아횡단열차의 러시아 종착역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내리니 이상하게도 지구 둘레의 1/3을 횡단했다는 희열과 감격 같은 게 전혀 들지 않았다. 이상트페테르부르크가 일정의 끝이 아니라서 그때는 무덤덤했던 모양이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니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완주한 것은 내 인생에서 퍽 기념비적인 일이다. Next to hermitage라는 이름의 아파트먼트는 정말 환상적인 위치에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징인 운하를 끼고 돌아가면 나오는 골목에 작게 선 여행자 대여 아파트였는데 에르미타시 박물관과 피의 사원, 냅스키대로까지 모두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창문 밖 동네

익스페리먼트 (2010)

By  | 2015년 12월 15일 | 
익스페리먼트 (2010)
감독이 감옥 참 좋아한다. 전작이 바로 그 유명한 <프리즌 브레이크>인데 그 드라마처럼 '떡밥'은 참 기가 막히게 깔았다. 2001년에 똑같은 주제로 나왔던 영화 <Das Experiment>도, 두 영화가 모티브를 따온 1971년 스탠퍼드 감옥 실험도 엄청난 이야기였다. 그러나 실화와 원작 영화와 비교했을 때 2010년 <익스페리먼트>는 일종의 '포르노'일 뿐이었다. 그냥 때리고 조지고 떡밥을 열심히 늘어놨지만 어쭙잖은 개판이 벌어지고 끝. 영화가 재미있다 말았다. 교훈도 생각할 거리도 없는 잔혹극으로 끝날 뿐. 그저 포레스트 휘태커의 페르소나를 감상한 것 정도로 만족. 인간의 본성을 더 잘 알고 싶다면 2001년 영화를 보길.

북한산 15.11.09

By  | 2015년 11월 10일 | 
북한산 15.11.09
이슬비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 북한산을 올랐다. 오늘은 왠지 이 길을 무조건 가야 할 것 같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통곡의 벽이 보이질 않아 통곡에 실패했다. 소귀천 - 대동문 코스.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물이 불어서 결국 신발을 적셔야 했다. 건너 올라오니 약수터가 있다. '용담수' 치고는 그 규모가 초라했다. 목이 말라 실컷 마셨는데 음용불가였다. 산수화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안개가 짙어지고 빗방울이 굵어진다. 대동문에 도착해서 북한산성 성곽을 따라 이동했다. 이토록 농무가 끼고 비가 온 날 산행은 처음이었는데 산 아래 사람살이를 볼 수 없다. 산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 이 또한 그 나름대로 맛이 있다. 용암문에 도착했다. 빗줄기가 너무 굵어져 이곳에서 쉬었다 내려

성난 변호사 (2015)

By  | 2015년 11월 13일 | 
성난 변호사 (2015)
예고된 정의구현이 얼마나 지루한가. 평론이 아니라 감상평이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난 이 117분 짜리 영화를 두 번에 걸쳐서 봐야 했다. 어제 보다가 자버렸기 때문이다. 난 뭘 보다가 잠이 드는 타입이 아닌데 말이다. 나머지 절반엔 어떤 영화적 놀라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 그 나머지를 보았고 실망과 후회에 젖어 이 글을 남긴다. 한정된 그릇에 이것 저것 다 집어넣으려고 하는 영화는 망하기 마련이다. 이 영화는 딱 그랬다. 액션에 멜로에 반전에 법정극에 다 때려넣었다. 그러다 보니 극에서 이선균이라는 좋은 물료의 중저음은 뭉개졌다. 이선균을 중심으로 '끝까지 간다' 싶었지만 그 길이 시원하지 않은 기분. 찝찝한 해결부와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멜로, 그리고 변호사의 시덥잖은 정의론과

역대 빼빼로 광고 모음

By  | 2015년 11월 11일 | 
역대 빼빼로 광고 모음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다. 빼빼로데이에 빼빼로 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잊어내고자 역대 빼빼로 광고를 총망라해봤다. 모두가 기억할 만한 광고부터 깜짝 놀랄 광고까지. 빼빼로는 30년 넘게 꾸준히 매대를 지키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며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마케팅으로 모든 한국인에게 기억되고 있다. 1983년부터 2015년까지 빼빼로 광고를 쭉 살펴보며 빼빼로를 어떻게 광고하려 했고, 어떤 모델이 기용되었으며, 무슨 빼빼로가 있었는지 한 번 알아보자. (1983) 1983년 빼빼로가 세상에 등장한 해 방송한 첫 빼빼로 광고이다. 당시 타겟은 어린이. 내가 좋아하는 아몬드빼빼로도 1983년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1984) 온 가족이 빼빼로를 즐긴다는 이미지의 광고. 남편 역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