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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2016)

By  | 2016년 3월 25일 | 
스포트라이트 (2016)
대단한 영화다. 아카데미가 이 영화에 비춘 스포트라이트는 타당한 선택이었다. '오버'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묵직하게 사건을 풀어나간다.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이런 저널리즘의 프로 정신이 넘치는 영화에서 마크 러팔로가 선보인 연기는 '오버'보다는 열정에 가까워보였다. 사무적인가? 물론 일처리는 그렇다. 당연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영화의 대화는 나에게 <캐롤>처럼 아름다웠다.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이나 허접한 기사를 꾸역꾸역 뱉어내는 기자들이 이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다. 저널리즘이란 이렇게 위대한 것이라고. 한국의 저널리즘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그래도 아직 이런 곳들이 남아있다. '헬리콥터로 잡은 빌딩숲, 광고전광판엔 [속보]가 뜬다 - 바쁘게 길을 건너는 시

<돌아와요 아저씨>가 좋은 이유

By  | 2016년 3월 25일 | 
<돌아와요 아저씨>가 좋은 이유
수목드라마가 전쟁이다. KBS에서는 송중기와 송혜교를 앞세운 판타지물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 30%를 내달리며 고공 행진 중이고, MBC에서는 황미나 작가 원작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방영 중이다. '복수를 위해 몇 번의 죽음 위기를 겪는 남자와 신분 위장을 위해 가짜 결혼식을 올렸던 신부로 인해 사랑과 인간에 대한 신의를 다시 회복하는 이야기'란다. 사실 나는 이런 드라마들이 피곤하다. 그래서 <돌아와요 아저씨>를 본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두 남자가 천국을 가는 기차에 탔다가 탈출해서 잠시 환생해서 생전의 원한을 풀고 가는 이야기다. 태양의 후예 못지 많은 판타지물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총도 없고 태극기도 없다. '복수'도 금지되어있다. 극은

곡성 (2016)

By  | 2016년 5월 11일 | 
곡성 (2016)
이 영화는 미쳤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곡성>은 '혼백'을 쏙 빼놓는 영화다. 봉준호가 급체하고 임필성이 잠을 못 이루었다는 이야기는 '낚시'가 아니다. 이 영화는 '낚시'다. 관객들은 나홍진의 미끼를 제대로 물었고 그의 팽팽한 연출력, 탄탄한 구성력에 온 힘을 빼앗긴 채 상영관 밖으로 건져졌다. 당신이 누구든 그건 상관 없다.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곡은 커녕 찍소리도 낼 수 없었고, 그저 '신'나게 탈탈 털렸다. 농담이 아니라 나는 영화를 보며 추웠다가 땀 났다가 오들오들 떨었다. 극장 측에서 5월 중순 오후 17시부터 19시까지 에어컨을 그렇게 조정한 것이라면, 정말 잘 한 짓이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곡성>은 한국 오컬트 장르의 역사를 새로 썼다. 요

검사외전 (2016)

By  | 2016년 3월 19일 | 
검사외전 (2016)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온다. '한국형 사회비리극'이라고 불러야 할지, 하여튼 2008년 이후 이런 영화가 너무 많다. 검찰과 조폭 없이는 영화를 만들 수 없는 걸까? 이런 영화가 범람할 때 우리는 영화의 미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홍콩영화가 그랬듯이 말이다. 홍콩영화는 수많은 역사적 작품을 남겼지만, 지금 한국의 사회비리극들은 그러한가? 오히려 홍콩영화의 오마쥬 위에 한국의 상황을 덧입힌 수준은 아닌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영화가 수작이라면 관객들은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배우들의 페르소나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졸작이다. 도무지 설명이 안 되는 장면이 많다. 검사의 계장이 사기꾼을 아직도 검사로 안다거나, 검사가 사기꾼의 혓바닥에 넘어가는 과정이라나, 죄수가 검사였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곡성(2016) 부언

By  | 2016년 5월 12일 | 
곡성(2016) 부언
[일러두기] * 곡성 (2016) http://nanpaexe.egloos.com/7197848* 영화에 대한 타인의 감상평 링크는 따로 걸지 않았다. * 곡성(2016) 부언은 곡성 (2016)과 달리 붙여썼다. 가독성 때문. 1 지나가는 관객으로서 앞의 글에 만족하지만,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빌어먹을 <곡성>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둘째, 영화를 보고 나온 다른 이들의 평을 보고 부언할 게 몇 마디 있다. 2 <곡성>이 '한국영화'라며 '지난 10여년 동안 국제적 주목을 받았던 한국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 있'다는 듀나 평에 동의한다. 나홍진은 21세기형 임권택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감독의 strict한 촬영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