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러바다소 생존기

젊고 아름다운

By  | 2016년 2월 29일 | 
젊고 아름다운
<영 앤 뷰티풀>, 프랑소와 오종, 2013 프랑소와 오종. 당신을 경외합니다. 이 엄청난 영화를 왜 이제야 보았지? 이제 막 17세가 된 소녀. 가족 휴가로 떠난 남프랑스 모 해변에서 아무 감흥 없이 독일 남자와 모래사장에서 섹스를 한다. 그것이 이사벨의 생애 첫 경험. 가을 파리로 돌아온 이사벨은 자발적으로, 또한 매우 적극적으로 매춘을 시작한다. 매개는 인터넷이다. 내일모레 죽을 것 같지만 대단히 신사적인 노인, 이것저것 다 시켜놓고 약속한 금액을 주지 않는 관음증 30대, 카섹스를 즐기는 마초 중년 등등이 그녀의 고객이다. 사실 이사벨에게는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없다. 전형적인 중산층 집안의 자녀로서 충분한 용돈을 받고 있으며, 부족할 것 없는 교육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 부모와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엔 형제, 2008

By  | 2016년 7월 1일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엔 형제, 2008
주인공 ‘쉬거’는 사이코패스 살인자이자 킬러다. 그가 루엘린이라는 자를 쫓는 이야기가 사실은 줄거리의 전부다. 그는 언뜻 되는대로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는 듯하지만 그에게는 철저히 그만의 규칙과 원칙이 있다. 그만의 규칙이란 그가 죽이기로 했으면 죽이는 거고, 그가 살리기로 했으면 살리는 거다. 가령 동전 동전기 게임에서 앞면인지 뒷면인지 맞히면 살리는 거고, 못 맞히면 죽이는 거다. 그가 죽이기로 한 사람을 죽이는 데 방해가 되면 죽이는 거고 아니면 살리는 거다. 돈? 명예? 권력? 개나 주라니, 주의자다. 더욱이 굉장히 청결을 중시하는지라 살인할 때 피를 묻히지 않으려 각별히 신경 쓰고, 복장도 언제나 막 세탁소에서 찾아온 듯한 옷을 반득하게 입는다. 타인의 생각과 감정은 그의 생각과 감정에 아무 영향을

스, 스, 스

By  | 2016년 1월 12일 | 
1. 인 더 하우스 (프랑수아 오종, 2013, 프랑스) 한때나마 소설가였고 현재는 고등학교 문학 교사인 제르망, 발군의 작문 실력으로 제르망의 눈에 든 클로드. 이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제르망은 아내 쟝과 함께 외설과 예술 사이를 오가는, 발칙하면서도 매력적인 클로드의 글에 빠져든다. 글의 내용은 어머니가 부재하고 아버지마저 중병을 얻은 자신의 처지와 달리 모든 것을 갖춘 친구의 집에 드나들던 클로드가, 친구의 어머니를 탐하고 종국엔 그 가정을 파탄 내는 줄거리로서,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실제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 읽고자 하는 독자의 욕망을 더욱 부추긴다. 제르망은 클로드의 글이 계속되도록 수학 시험지를 훔쳐다 주는 짓까지 저지르는데, 걷잡을 수 없는 제르망의 욕망은 결국 교사직을 잃고 가정까지 파탄

귀향

By  | 2016년 2월 29일 | 
귀향
<귀향>, 조정래, 2015 이 영화의 플롯이나 캐릭터들을 논하고 싶지 않다. 다른 영화였다면 나의 취향에 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많이 했겠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는 영화다. 15세 미만 관람 가능이었는데도 무척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무속에 관심이 조금 있는 편인데, 위안소에서 함께 곤욕을 치렀던 동무로 빙의된 무녀와 나누는 할머니의 대화에서 나는 결국 울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L은 씻김굿으로 망자의 한을푼다는 설정은 리얼리티를 떨어뜨리지 않겠냐는, 역사적 사실과 무속을 접목한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느냐를 두고 논하고 싶어 했는데, 난 절반은 눈을 감고 봤는데도 머리가 너무 아파서 미안하지만 아무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무속 같은 초현실적인 요소랑 결합하지 않고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 2016.02.

By  | 2016년 2월 19일 |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 2016.02.
오늘 예매한 영화를 보러 갔다. 4시 40분 영화인데 잠시 잠들어 4시에 일어났다. 옷을 갈아입고 정신없이 서울대입구역 롯데시네마로 갔다. 3분쯤 지각이었지만 첫 장면을 놓치진 않을 법한 시간이었다. 근데 예매 번호를 아무리 눌러도 없대는 거다. 예매 화면 찍어둔 사진을 확인해 보니, 쉿, 신림역에 있는 롯데시네마였네? 첫 장면을 놓치면 아예 안 봐버리는 완벽주의 관객인 나는 왠지 <캐롤>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맘에 다시 지하철을 타고 신림역으로 달렸다. 20분 정도 늦은 시간. 광고 나왔을 시간 감안하면 15분 정도 놓쳤을 텐데... 안타까웠지만 케이트 블란쳇 덕에 금세 영화에 몰입했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앞부분을 그리 많이 놓치지 않았다는 걸 알고서 안도. 케이트 블란쳇(캐롤 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