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키.](https://img.zoomtrend.com/2017/11/01/c0119844_59f989f7ad96e.jpg)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걷는 듯 천천히』에서 풀어 놓은 에피소드 하나를 필사해 둔 적이 있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데, <베를린 천사의 시>에 출연했던 브루노 간츠가 가까이 와서는 방 열쇠를 자리에 두고 식사(뷔페)를 가지러 갔습니다. 잠시 후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그 자리에 오더니 방 열쇠가 놓인 걸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앉아 식사를 시작해버렸습니다. '어떡하지... 말해줄까.' 생각하는 사이, 브루노 간츠가 돌아왔습니다. 순간 두 사람은 움직임을 멈춰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곧 상황을 이해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접시를 들고 자리를 옮기려 몸을 일으켰지만, 브루노가 그것을 막고는 윙크를 한 뒤 다른 자리로 옮겨갔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야기의 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