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색.](https://img.zoomtrend.com/2017/11/12/c0119844_5a07c7d9505fa.jpg)
파리 대신 남쪽의 소도시들을 선택한 건 두고두고 잘했다 자화자찬할 일이었다. 막연히 품은 상상은 아름답고 따뜻한 풍경으로 또렷하게 채워졌다. 몸 상태가 가장 바닥인 날이었는데도 걷는 내내, 앉아 있는 내내, 먹고 마시는 내내 행복했다. 니스는 멍 때리는 중에도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도시였다. 펭귄 무리에 끼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 틈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모두가 느긋한 표정으로 한 방향을 바라봤다. 각자의 언어로 미소를 풀어 썼다. 얼굴에 볕이 진득하게 달라붙어도 좋았다, 바다는 어쩜 저렇게 찬란한 색을 가졌는지. 파도는 어쩜 저렇게 새하얀지. 사람들이 왜 수영을 좋아할까 의문을 갖곤 하는데, 일부는 이런 보석 같은 빛깔에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되겠는 강렬한 유혹을 받는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