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이』

제주도에 갔다.

By  | 2018년 12월 21일 | 

바다를 볼 때.

By  | 2017년 11월 26일 | 
바다를 볼 때.
바다를 볼 때 무슨 생각을 했냐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다 색이 예쁘고 그런 바다를 보는 상황이 좋아서 웃었다. 기껏해야 조금 전에 먹은 연어스테이크와 파스타가 꽤 괜찮았었지 혀를 굴리고, 돌아갈 때는 어느 길로 가볼까 살짝 궁리하는 정도. 바다는, 그게 미디어로 인한 세뇌이든 아니든 늘 허심탄회한 자기 고백의 장소가 되곤 하는데, 정말로 바다를 보러 온 사람에게는 다른 생각이 방해가 될 뿐이었다.

적는 기억 보는 기억.

By  | 2017년 12월 9일 | 
적는 기억 보는 기억.
잔잔했던 하루도 그날 저녁 일기를 쓰다 보면 결코 잔잔하지 않았음을 깨닫는지라, 일기장을 챙겨 갔지만 여행하는 매일이 거대해서 한 글자도 적지 못하고 돌아왔다. 사진을 찍는 것과 글자로 기록하는 것은 교차점이 간간이 있을 뿐 서로 다른 스펙트럼을 그리고 있다는 걸 알지만, 침대에 누워 고민만 하다 그냥 잠들기를 반복했다. 적을 거리가 많아지니 외려 적지 못한 일들이 묻혀서 잊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어째서 모든 기억에게 공평하게 잊힐 기회를 주는지 모르겠지만, 불공평한 일보다는 낫나 보다. 물론 카메라에 기댔던 게으른 마음도 있었다. 베니스로 들어서는 길에 찍은 이 장면은 그날의 피로와 지루함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기억으로 만들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면서 고속도로에도 차가 불어났는데, 그러든 말

거리의 케이크.

By  | 2017년 11월 24일 | 
거리의 케이크.
로마의 베네치아 광장 정면으로 놓인 기념관이자 박물관을 가이드는 케이크라고 불렀다. 1911년에 완공되었지만 그 후로 잡음이 많은 건물이었다. 주변 건물들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혼자서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어 케이크라는 별명을 가졌다고. 이 케이크 같은 녀석이 조화로운 거리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과거에는 철거하자는 의견도 여럿이었다 한다. 그렇지만 여유로운 입지 덕에 나쁘지 않게 느껴지는 건 순전히 내 생활 터전에 기반을 둔 감상일까. 이렇게 로마도 로마 나름대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정말이지 서울의 거리는 이제 무엇이 메인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좁은 땅에 다닥다닥 붙은 나머지 무엇 하나를 중심으로 잡고 찍으려면 바로 근처에 놓인 건물이, 그 건물에 딸린 가게 외관이, 심지어 가게에서 내

그림 같은 하늘.

By  | 2017년 12월 12일 | 
그림 같은 하늘.
실제보다 서양화의 신화 세계에 담긴 하늘이 익숙한 인생은 원로원 지붕과 뒤를 받치는 로마의 하늘을 보며 외려 그림을 닮았다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