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뜨거웠던 우리들의 지난 촛불 혁명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촛불의 뜨거움을 저열하게 팔아 먹으려한 한 장르 영화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그렇다. 이것은 <창궐> 이야기다. <창궐>은 좀비 장르 영화의 틀을 갖고 있으면서도 결국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현빈의 촌스러운 내레이션을 통해 ‘백성이 없으면 임금도 없다’ 따위의 유치한 대사를 내뱉는다. 그리고 펼쳐지는 횃불 든 성난 민중들의 모습. 이것은 몇 해 전 광화문을 중심으로 뜨겁게 펼쳐졌던 촛불들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의 저열한 방식이다. 촛불 혁명을 메타포로 끼워 팔고 싶었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과 그 옆의 캐릭터들은 모두 민중 그 자체를 상징 했어야만 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청나라로 떠났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