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포스트: 43|조회수: 0|CIVIL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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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의 방패 藁の楯 (2013)

멧가비|2021년 8월 1일

죄와 처벌이라는 명제는 늘 복잡하다. 아니, 죄는 명백하다 처벌 쪽이 어려운 문제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이 영화는 그 전에 존재했던 많은 픽션들이 사적 처벌이나 물리적 복수에 대해 긍정했던 역사들을 되새김질 하게 만든다. 영화 속 아동 살인범은 명백히 죽어 마땅한 악인으로 묘사되는데, 영화 속 그에 대응되는 것은 자경단이나 복수자가 아닌, 법의 집행에 사명을 다하는 경찰이기 때문이다. 2천 10년대 일본 영화 치고는 느끼한 맛 없이 잘 빠진 범죄스릴러 한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일본 특유의 거창한 대사 톤을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겠지만 적어도 명언에 집착하지들은 않는다. 게다가 주제의식도 상당히 전달력이 있고, 꽤 복잡한 고민을 던져주기도 한다. 명백히 악인 기요마루는 차치하고서라도, 평범한

혈의 누, 2005

DID U MISS ME ?|2021년 4월 27일

장르물은 일정부분 클리셰의 집합으로 만들어진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뻔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장르물이란 소리고, 때문에 90%가 뻔해도 뭔가 새로운 10%가 있거나 그 장르의 기본적인 재미에만 충실하다면 어느정도 본전은 뽑을 수 있다는 것. 가 가진 강점 역시 바로 거기에 있다.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다루는데 을사오적 마냥 주요 타겟들이 이미 정해져있고, 여기에 공간적 배경은 또 고립된 섬이야. 여기까진 다 뻔하지, 그 자체로 장르 공식이니까. 하지만 는 여기에 조선시대라는 시간적 배경으로 승부수를 끼얹는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한 수사물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2005년 개봉 당시 한국 영화계 내에서 이만한 임팩트를 주는 영화가 없었던 건 또

살인의 추억 (2003)

멧가비|2020년 12월 30일

언제 멈춰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치킨 게임 같다. 관객의 심리를 난처한 지점으로 까지 끌고 가면서 결국 모순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이 탁월한 영화. 적어도 내게는 태어나 봤던 영화들이 내게 걸었던 심리 싸움 중 가장 힘들었다. 언제 빠져나가야 될지 결국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선택하지 못했다. 미궁에 빠진 사건, 이를 추적하는 80년대 난폭한 형사들. 관객들로 하여금 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파렴치하기 까지 한 구시대의 유물들에게 팀웍을 느끼게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서 이미 나는 심리게임에 말려든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유재하의 노래, 이 운치 있는 미장센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수식한다. 여기서는 마치 [시계태엽 오렌지]에서의 '싱잉 인 더 레인'처럼 모순적인 감정이 들끓는다. 경찰들은

사냥꾼의 밤 The Night Of The Hunter (1955)

멧가비|2020년 12월 28일

황당하지만 나는 이 영화에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을 떠올린다. 빌리진이 왜 그걸로 유명하잖아. 대체 이 노래를 어떤 장르로 구분해야 하느냐, 에 대한 설왕설래로. 영화로 치자면 이 영화가 약간 그런 쪽이다. 내가 아는 한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도 영화사조에서 이런 영화가 튀어 나올 흐름이 없었거든. 요약하자면 협잡꾼과 소년소녀의 추적기인데, 시대를 감안하더라도 대단히 흉악하지는 않은 살인범인데 그 존재감은 압도적이고, 추격 플롯인데 어째서인지 숨가쁘지 않고 오히려 고즈넉하면서 아름답기 까지 하다.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는 아이러니들로 가득한, 본 투 비 컬트. 컬트라는 개념을 물리적으로 영상화하면 딱 이 영화지 않겠는가.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히치콕의 [싸이코] 샤워 씬이 당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