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2003)
By 멧가비 | 2020년 12월 30일 |
언제 멈춰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치킨 게임 같다. 관객의 심리를 난처한 지점으로 까지 끌고 가면서 결국 모순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이 탁월한 영화. 적어도 내게는 태어나 봤던 영화들이 내게 걸었던 심리 싸움 중 가장 힘들었다. 언제 빠져나가야 될지 결국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선택하지 못했다. 미궁에 빠진 사건, 이를 추적하는 80년대 난폭한 형사들. 관객들로 하여금 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파렴치하기 까지 한 구시대의 유물들에게 팀웍을 느끼게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서 이미 나는 심리게임에 말려든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유재하의 노래, 이 운치 있는 미장센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수식한다. 여기서는 마치 [시계태엽 오렌지]에서의 '싱잉 인 더 레인'처럼 모순적인 감정이 들끓는다. 경찰들은
디트로이트 (2017) / 캐스린 비글로우
By 기겁하는 낙서공간 | 2022년 4월 15일 |
출처: IMP Awards 인종 폭동이 일어난 [디트로이트]에서 여러 이유로 한 모텔에 모인 흑인들과 백인 여자 둘은 소요를 막으려는 경찰에게 심문을 받는다. 갑작스럽게 들린 총소리에 놀란 경찰은 총의 출처를 찾기 위해 개별적인 심문을 하고, 의욕이 앞서고 인종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경찰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사람들을 협박한다. 폭동으로 난리가 난 [디트로이트]의 한 모텔에 여러 이유로 모인 사람들이 인종차별이 심하고 불법적인 방법을 서슴치 않는 젊은 경찰과 대립하면서 벌어진 우발적 살인 사건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 각각의 이유로 모인 흑인들과 다른 동네에서 놀러온 백인 여자 둘, 시대상의 한계로 인종 편견이 몸에 밴 백인 경찰이 권총 오발로 시작한 신경이 곤두선 상황에서 우발적인 살인까지 벌어지는
사냥의 시간
By DID U MISS ME ? | 2020년 4월 24일 |
넷플릭스로 공개 되기까지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던 작품. 촬영 자체도 꽤 오래 전에 끝났는데 여기에 잦은 재촬영과 재편집 루머, 제작진 내 불화설, 그리고 베를린 영화제 갈라 섹션 초청으로 빛을 좀 보나 싶었더니 코로나 19의 기세로 극장 개봉 취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될 거라는 계획 수정과 그에 따른 해외 배급사와 제작사 간의 마찰, 미뤄지는 공개일. 이거, 볼 수나 있는 건가- 싶었던 찰나에 드디어 공개된 바로 그 영화. 그 과정이 유독 험난했기 때문인지, 결국 영화는 더 큰 기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나도 이거 꽤 기대했던 영화였으니. 스포일러의 시간! 해도해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삶은 결국 젊은이들을 한탕주의에 젖게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이번이 마지막일
드래곤 이소룡 일대기 Dragon: The Bruce Lee Story (1993)
By 멧가비 | 2015년 8월 4일 |
어릴 때 이거 보고 '이소룡 가문의 저주'가 어떠니 떠들고 다녔던 게 지금 생각해보면 존나 흑역사. 저주 썰이야 영화 속에서도 어차피 이소룡의 정신 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니까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인데, 척추 부상 에피소드도 엄연히 있는 기록을 무시하고 무슨 중국인들의 신비로운 비밀 결투장 어쩌고로 바꿔버린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실제 이소룡의 삶에 정말 관심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뭔가 현실적인 척하는 오리엔탈리즘 영화를 만드는 데에 이소룡이라는 아이콘을 그저 갖다 썼을 뿐일까. 그런 굵직한 일들은 순전히 구라로 땜빵하는 주제에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디테일한 부분들은 또 실제 이소룡의 삶에서 고증을 꽤 했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이소룡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