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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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 만달레이에서의 긴 대화 (2)
미얀마에서 좋았던 것은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디를 가든 눈 닿는 끝까지 넓게 펼쳐진 지평선에 가슴이 트였다. 사가잉 언덕은 그 중에서도 특히 하이라이트였다. 바라보는 곳마다 새하얀 기단에 올라 앉은 금빛 탑의 세계가 펼쳐쳤고 끝 없는 계단으로 이어진 하얀 사원들은 내세에 대한 염원이 담긴 만리장성 같았다. 언덕 너머로는 거대한 범람원을 끼고 이라와디강이 도도히 흘렀다. 불국토가 있다면 이런 곳일까. 나는 그 끝이 없는 계단을 힘겹게 올라온 참이었다. K는 이번에도 나를 언덕 밑 계단 입구에 내려 놓고는, 자신은 밑에서 오토바이를 지키고 있을 테니 혼자 올라갔다 오라며 자기만 쏙 빠졌다. 아마 한시간 반 정도면 다 볼 수 있을 거라면서. 나는 그와 두 시 정도까지 다시 내려오

미얀마 - 만달레이에서의 긴 대화 (1)
사가잉 힐에서 바라본 아바 대교작은 아치로 장식된 오른쪽 다리는 영국 식민지 시기에 건설된 다리이다. 아바와 사가잉을 잇는 대교 앞에 섰다. K는 멀리 좁은 아치로 장식된 다리를 가리키며 거의 백년 전에 영국인들이 지은 것이라고 했다. 사진을 찍도록 잠시 세워줄 수 있겠냐고 하니 그는 흔쾌히 다리 앞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만달레이와 사가잉은 이라와디 강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이라와디 강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는 배들이 보였다. 강을 바라보는 K는 기분은 복잡해 보였다. 그는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주머니에서 포장된 담배 가루 비슷한 것을 꺼내 입에 넣었다. 빈랑의 일종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멀리 보이는 배들을 가리키며 저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글쎄요." "저 안

미얀마 - 만달레이, 마하무니 사원의 아침
탁발을 하는 여승들 기껏 찾아간 숙소에는 또 방이 없어서 누군가 체크아웃하고 나오기를 한참 기다려서야 방을 받았다. 버스 안에서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일까, 방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지듯 잠들었고 점심을 먹을 때가 다 되어서야 간신히 일어날 수 있었다. 생산적인 활동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나는 숙소 주변을 생각 없이 걷다가 피곤해지면 방에 들어와서 쉬기로 마음 먹었다. 저녁에 일본인 히로와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최소한 기껏 놀러 와서는 빈둥대다 간다는 죄책감은 피할 수 있었다. 만달레이는 어디를 가든 경적 소리로 요란해서, 잠시 앉아 멍하니 주변을 둘러 볼 곳도 없었다. 그래도 근처에서 샨족 식당을 찾아내 국수를 한 그릇 먹고 어린 탁발승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시주를 받는 것을 잠깐 구경

미얀마 - 만달레이, 마하간다욘 승원
만 오천 짯에 오토바이를 하루종일 대절하기로 약속한 것이므로 말없이 나를 기념품 가게로 데려 오는 것은 분명히 반칙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개인적인 투어를 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가 나를 기념품 가게로 데리고 올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까맣게 잊고 있었고, 그래서 미리 기념품 가게에 들르지 않을 것을 명확히 해 두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흥정도 하지 않고 그가 말하는 액수를 흔쾌히 승락했는데 이런 데에 날 데려 오다니, 슬그머니 화가 났지만 이왕 온 것 얼굴을 붉히고 싶지는 않았다. 조잡한 품질의 기념품들이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나는 아예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배낭에 자리도 없을 것 같아 별로 마음이 당기지 않았다. 오랜만에 손님을 받은 가게 주인은 내 꽁무니를 졸래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