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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오브 화이어 Streets Of Fire (1984)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 Streets Of Fire (1984)

멧가비|2016년 11월 18일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해결사 이야기, 결국은 서부극의 또 다른 변주인 이 영화는 단지 현대판 카우보이의 재현에 그치는 대신 80년대 마초의 순정을 넘어 두 남녀의 쿨한 모던 로맨스를 다룬다. 서로 애틋하면서도 각자의 갈 길을 간 톰과 엘렌은 자존감으로 똘똘 뭉친 현대인이다. 그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여정을 로맨스라는 카테고리에 묻히는 것을 거부한다. 톰은 방랑자의 자유로운 행보를, 엘렌은 팝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감독의 전작들인 '투쟁의 그늘' 그리고 '워리어'와 함께, 나 개인적으로는 "월터 힐 마초 삼부작" 쯤으로 묶는 작품인데, 본작의 톰이 선배 마초들인 체이니나 스완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는 타고난 아웃사이더가 아닌, 자신의 아이덴티

워리어 The Warriors (1979)

워리어 The Warriors (1979)

멧가비|2016년 11월 17일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시대 불명의 갱스터 판타지인 척 하지만 알고 보면 뒷골목 불량배들의 심리와 행동을 정확히 꽤 날카롭게 관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삼오오 유니폼을 맞춰입고 으스대지만 경찰 사이렌 소리에 꽁무니 빼고 도망가는 한심한 꼴이라든지, 당장 죽게 생겼는데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비 문명적인 행태 등에선 그들이 뒷골목 불량 인생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된다. 영화는 갱의 세계를 의협이나 스타일리쉬함으로 포장하진 않지만 일말의 동정의 시선 쯤은 보낸다. 여정 후반부 지하철에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두 쌍의 연인들을 무심하게 지켜보는 스완과 머시의 표정에선, 타고난 출신지와 계급적 한계 등에 대한 상념이 읽힌다. 그러나 그것이 처지 비관이나 사회 구조에 대한 원망 등으로 단순하게

담뽀뽀 タンポポ (1986)

담뽀뽀 タンポポ (1986)

멧가비|2016년 11월 17일

카우보이 모자를 쓴 그 남자의 직업은 장거리 트럭 기사. 여정에서 머무는 곳이 곧 집인 그가 발길을 멈춘 곳은 다 쓰러져 가는 한 라멘집이다. 미망인이 된 라멘집 주인에게 반한 카우보이는 패기있게 결성된 팀과 함께 라멘집을 성공 가도에 올려놓고선 다시 방랑의 길에 오른다. 무법지대 마을을 구원하는 서부극 해결사와 같은 뒷모습으로 말이다. 영화는 서부극의 변주임과 동시에 스포츠 영화의 플롯을 일부 빌리기도 한다. 라멘집 주인 담뽀뽀는 카우보이 고로의 트레이닝으로 점차 프로가 되어가는 신인 복서와도 같다. 뻔한 로맨스 대신 쿨하게 각자의 갈 길을 가는 마지막은, 로맨스 커플보다는 사제 혹은 동업자 관계에 가까웠던 이들의 관계를 완성하는 마침표를 찍는다. 서로에게 반했음에도 맛의 추구라는 대의 앞에서 그

깊은 밤 갑자기 (1981)

깊은 밤 갑자기 (1981)

멧가비|2016년 9월 20일

윤일봉이 집에 들인 하녀 이기선은 극중 언급에 의하면 "조금 모자란다"고 평가받는 백치미의 처녀. 안주인으로부터 야단을 맞고서도 금세 헤헤 웃으고 속살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안주인인 김영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김영애는 집에 찾아온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여자 나이 (요즘으로 치면 마흔 쯤에 해당하는)서른 줄에 대한 한탄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이기선을 목욕 시키며 벗은 모습, 즉 날것 그대로의 젊음을 대한 순간 이후로 경계심을 발동한다. "얼굴은 보잘 것 없으나 벗겨놓으면 상당하다"는 김영애의 질투 섞인 평가는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오히려 기준으로는 상당한 자연미인이라는 점에서 시대적 갭이 드러나 재미있는 대사다.) 영화는 첫째로 무속신앙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그 외피로 드러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