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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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어떻게 순환되는가

Dark Ride of the Glasmoon|2022년 4월 8일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팬이라면 기괴한 B급 호러에 가까웠던 초기작을 좋아하는 사람도 내면으로 파고들어가면서 작가주의 성향이 두드러지는 후기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편적인 성취의 관점으로 보자면 그 두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던 2000년대 중반의 두 작품, "폭력의 역사"와 "이스턴 프라미스"가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건 무척 어려운 일이겠지만 접했을 때의 충격의 크기는 아마도 전자겠지. 어렸을적 그로테스크와 동의어로 기억했던 크로넨버그인데다 제목에 폭력까지 들어가고보니 이 영화의 폭력 장면은 -물론 화려한 액션같은건 없지만- 느닷없으면서도 사정 봐주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피칠갑하고 뛰어드는건 기타노 다케시와 일맥상통하

설국열차, 2013

DID U MISS ME ?|2019년 12월 15일

이것도 시즌용 영화라면 시즌용 영화인 걸까. 새롭게 찾아온 빙하기에 의해 단 하나의 열차에 인류의 전부가 내몰린 상황. 아니, 내몰렸다 보다는 갇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애초 남궁민수가 그토록 부르짖었던 것 역시 그 감금으로부터의 탈출이었으니까. 하여튼 봉준호 감독작 답게 영화는 철저한 계급우화다. 열차의 가장 뒷칸, 이른바 꼬리칸에 탄 사람들은 하층 계급이다. 건강 관리는 커녕 제대로된 식량 배급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칸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만 늘어난 상황. 그리고 그보다 앞칸에 탄 사람들은 그들을 핍박하고 통제 하려고만 든다. 심지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들이라고 욕하며 감시한다. 잠깐, 그럼 가만 생각해보자. 앞칸 사람들 시선에서 보면 어쨌든 꼬리칸의 사람들은 모두 무임승차

에너미 앳 더 게이트, 2001

DID U MISS ME ?|2019년 11월 21일

제 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치열 했던 전투 중 하나인 레닌그라드 공방전. 볼가 강 유역의 레닌그라드라는 도시 하나를 두고 나치 독일군과 소련의 붉은 군대가 지지고 볶으며 두 계절을 지냈던 전투다. 각 국 최고 지도자였던 히틀러와 스탈린, 그 둘 사이 희대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적의 폭격을 막기 위해 적과 더 가까운 위치를 고수하며 싸우는 새로운 양상의 시가전이 발생한 전투이기도.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에서 적과 근접거리에서 싸웠던 전투이다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잔해 속에 몸을 숨긴 채 적들을 사살하는 저격수의 역할이 꽤나 컸을 것이다. 그리고 가 바로 그 저격수들의 삶을 제대로 조명한 영화. 더불어 주드 로의 빛나게 잘생겼던 시절을 회고해 볼 수도 있

더 록, 1996

DID U MISS ME ?|2019년 9월 20일

샌프란시스코 간 기념 재감상. 남녀를 가르고 분란을 조장하려는 것은 아니니 부디 화내지 마시길. 그리고 여성 관객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너무 괘념치도 마시길.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은 남자의 영화다. 남자치고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보지 못했다. 물론 앞서 말했듯 여자여도 충분히 재밌는 영화이긴 하다. 나는 이 영화가 액션 장르의 신약이라고 생각한다. 구약은. 하긴, 영화의 역사와 장르의 역사가 점점 길어지고 있는 이 시대 지금 이 순간에서는 역시도 과거의 영광일 뿐일테지. 어쨌거나 요즘 먹어주는 건 수퍼히어로 영화들처럼 CG를 잔뜩 덧바른 액션 영화들이니까. 그나마 톰 크루즈가 용케 버티고 있는 형국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