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뜨리면서 쌓아 올리는 기묘한 사랑. 하지만 단언컨대, 나는 이 사랑에 감명받을 순 있었지만 동의할 수는 없었다. 두 세계가 만나 함께 쌓아 올리는 사랑이 아닌, 서로를 파괴할 때 단단해지고 견고해지는 감정이라니. <데어 윌 비 블러드>에 이어, 폴 토마스 앤더슨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두 번째로 만난 이 영화 <팬텀 스레드>가 막 시작되었을 때, 나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미국이 아닌 곳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가 있었나를 머릿속으로 돌이켜봤다. 이전 <리노의 도박사>를 쓰면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나는 그의 영화 세계가 잔인하고 폭력적이지만 아들에겐 한없이 자비로운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들로부터 도망치고픈 아들들의 이야기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평면적으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