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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1936)

멧가비|2021년 11월 20일

유성영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슬슬 채플린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되는 "떠돌이(The Tramp)"캐릭터. 이 영화도 시작은 떠돌이가 아닌 나름대로 성실한 공장 노동자로 시작한다. [자유를 우리에게]에서 그대로 옮겨온 끔찍한 노동 현장. 그리고 이내 다시 떠돌이로, 시대는 노동자 채플린에게 다시 떠돌이가 될 것을 종용한다. 발작에 가까운 직업병에 시달리고 기계에 집어삼켜지는 끔찍한 일을 겪고 나서도 일자리가 생기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렇게 웃지 못할 코미디로 채플린은 대공황을 스크린 위에 함축적으로 재현한다. 기괴하게 위엄있는 공장, 그렇게 으리으리한 기계 장치들이 있는데도 그 옆에 나사 조이는 노동자들이 줄 지어있다. 이 시점에서 이미 노동자와 기계 장치 사이에 구분이 없는 것이다. 오랜 시

소년과 개 A Boy And His Dog (1975)

멧가비|2021년 9월 29일

[매드 맥스 2]라는 포스트 묵시록 영화의 교본이 존재하는 데에 영향을 끼친 일종의 부모 작품을 꼽으라면 [죽음의 레이싱]과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영화(와 원작 소설). 그런데 정신 나간 컬트 영화를 꼽을 때 [죽음의 레이싱]이 (다분히 로저 코먼 빨로) 꽤 빈번히 그 인기를 증명하는 것에 비하면 이 작품은 그 중요도에 비해 더럽게 인기가 없는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매드 맥스 2]로 대변되는, 뭐랄까 그 어딘가 처절하면서도 어딘가 데카당스적인데 끓어오르는 에너지도 충만한 묵시록 오락 영화등과는 하등의 결이 달라서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의뭉스러운 풍자극에서 [매드 맥스 2] 같은 막가파 활극이 사생아로 태어난 것이 기적이라면 기적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아이디어는 여기서 거의 완성되었

가타카, 1997

DID U MISS ME ?|2021년 2월 22일

유전자 조작과 인공 수정으로 우리가 '인간적이다'고 할 만한 모든 요소들을 제거한채로 태어나는 시대. 덕분에 수명이 늘어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키와 비율이 이상적이며, 운동신경과 지능마저 뛰어난 상태로 살 수 있지만 또 바로 그 때문에 사회적 계급이 생기고 그걸로 또 차별받는 사회가 도래한다. 그 성씨마저 '자유인'인 빈센트 프리맨은 자연 생식으로 태어나 타고난 자유 의지와 꿈꾸는 능력을 얻었지만 역시 바로 그 때문에 차별받으며 꿈을 이루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 영화는 올더스 헉슬리가 말했던 멋진 신세계의 도래다. 모든 것이 완벽하면 과연 우리네 삶의 질과 사회 전체의 행복도는 마냥 올라가기만 할까? 자유 의지가 꺾인채 미래가 결정된 상태로 태어나면 그 효율은 높을지언정 그게 과연 인간이 만든 인

승리호 (2021)

멧가비|2021년 2월 8일

기술력 그 자체를 중요하게 다루는 하드 SF가 아닌 이상, SF는 이야기의 전달 방식이자 배경이지 장르 그 자체가 아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형사 누아르고 [터미네이터]는 슬래셔, [쥬라기공원]은 탈출한 괴수 이야기다. 한국에서는 봉준호의 [괴물]과 [설국열차]이 각각 가족 멜로와 계급 투쟁에 관한 이야기라면 [별에서 온 그대]는 트렌디한 로맨스다. 이 영화와 가장 결이 가까운 [스타워즈]는 기사, 공주, 마왕이 나오는 고전적 무용담에 웨스턴과 찬바라를 섞은 것. SF도 결국은 이야기가 9할이다. [스타워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40년이 더 된 작품이고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서브컬처적 장르를 실사 영화판에서 '진지하게 논의 가능한' 대상으로 승격시킨 주역. 해당 장르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