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매의 비밀을 추적하는 주인공. 어둠에 가려진 용의자. 주변인들의 비밀. 어디선가 들어봄 직한 레퍼런스들을 솜씨 좋게 아귀맞춘 기성품 스릴러. 그 기원을 훑어 올라가면 영화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의 정체가 "히치콕스러움"이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자매의 석연찮은 죽음을 줄리아가 뒤쫓는 과정은 명백히 [사이코]에서 왔음을 알 수 있으며, 사진기 살인마를 묘사하는 연출 방식은 [이창]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다. 덕분에 영화는 상당히 고전적인 뉘앙스를 풍기는데, 그에 걸맞게 2천 십년대에 걸맞을 내러티브의 정교함이나 날카로움보다는 미장센과 연출의 과시에 더 공을 들이는 듯 보이기도 한다. 끝났다 싶으면 다시 가동하는 롤러코스터처럼, 단계별로 나눠서 휘몰아치는 서스펜스. 마치 엔딩이 서너 개는 있는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