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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고질라
첫 등장의 형태가 최종 형태는 아니였다는 점이 재미있다. 처음엔 동태 눈깔을 하고 목에는 힘이 없는 도마뱀 한 마리가 기어 올라와 이게 뭔가 싶었는데, 디지몬도 아닌 것이 점차 진화를 하네. 일본 사람들은 ‘진화’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 대체 어떤 판타지를 갖고 있는 걸까. 지금의 상태보다 좀 더 나은 미래의 상태로 변화하는 것. 그것도 아주 급진적이고 공격적인 변화. 뭔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거듭났던 일본 열도가 생각 나기도 하고. 뭐 어쨌든. 기존 일본 내에서 진행되었던 정통 시리즈와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리메이크작들, 그러니까 정파와 사파 모두를 통틀어 진화하는 고지라의 모습을 처음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새롭지 않다곤 할 수 없을 것이다.사실 괴수물이라기 보다는 괴수를 소재로한 재난 영화 베이스에 블랙

이웃집 야마다 군 となりの山田くん (1999)
91년부터 아사히 조간에 연재됐던 [노노쨩](ののちゃん)을 원작으로 하는 일상물. 애니판 제목은 [노노쨩]의 변경 전 원래 제목을 따른다. 어차피 노노코도 단독 주인공은 아니니 어떤 제목이든 상관 없겠지만. 버블 경제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즈음, 그런 것과 무관하게 그저 살아갈 뿐인 일본인 가족의 귀엽고 재미있는 일상이 병렬식으로 나열된다. 원작이 네 컷 짜리 스트립이니만큼 뚜렷한 기승전결은 없다. 작품의 톤과 구성이 잘 어울린다. 다만 후반부에 조금 더 극적인 에피소드를 배치하는 정도는 한다. 작품의 내적인 부분과 별개로 느낄 수 있는 건 '애니메이션'이라는 방식의 놀라움에 대한 새삼스런 발견이다. 애니메이션이란 정지되어 있는 이미지를 움직이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발견으로 시작한다. 애니

추억은 방울방울 おもひでぽろぽろ (1991)
제목은 유명한데 본 사람은 없는 영화 중 하나. 성인 여성이 추억을 되새기는 여행 쯤의 작품으로 흔히 "알고만" 있지만, 주인공인 타에코가 작중 회상하는 유년기의 기억들에 따뜻하긴 커녕 되려 폐부를 찌르듯 아프기까지 하다. 영화는 방울방울하지 않다. 무신경한 부모, 짓궂은 형제, 밉살스런 동급생들. 살면서 평범히 있을 법한 사소한 삐걱거림이 누군가에게는 자기혐오로 까지 이어지는 트라우마의 뿌리일 수도 있다. 모래알이든 바윗덩이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라고 하듯이 말이다. 영화는 타에코가 기억 어딘가에 눌러뒀던 응어리를 찾아내어 마주하는 과정이다. 유기농사의 "유기"를 "용기"로 잘못 알아듣는 장면은 영화 전체를 함축한다. 이른바 킨포크 라이프. 농사 흉내를 내며 시골의 삶을 이해한 척 한 자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平成狸合戰ぽんぽこ (1994)
버블 경제 시대의 개발 붐, 모두가 행복했다고 믿었던 그 때. 꼭 그렇지만도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구리에 빗댄 우화. 인간 척살을 주장하던 매파 곤타가 비둘기파 쇼키치의 절충안을 받아들인 건 인간들이 만든 햄버거와 레몬티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유머러스한 장면일 수 있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이들이 보이는 그대로의 너구리가 아니라, 어찌됐든 인간과 섞여 살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는 이야기를 서술함에 있어 전국시대 전쟁 시대극을 모방한 나레이션 형식을 차용한다. 과연 이야기의 주된 내용 역시 너구리들의 항쟁 국지전이기도 하고. 그러나 너구리들의 사보타주에 희생되는 건 건설 노동자들 뿐, 지주 혹은 자본가들인 현대의 "주군"들은 전장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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