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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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2019)

분명히 인정할만한 요소는 있다.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올라가버린 원작을 최신 기술로 재현했다는 점, '정글북' 이상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동물 CG와 디즈니 뮤지컬의 조합이 흥미롭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낸 그림들이 몇몇 장면에서는 비명에 가까운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는 점 등. 분명히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는 시각적 쾌감의 한 지평을 보여주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20여년 전에는 원작의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좋은줄 몰랐는데 이번에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는 개인적 감흥도 있었다. 낡은 가부장 서사이긴 해도 '네가 누군지 (가부장제적 맥락에서) 기억해라' 라는 메세지는 여전히 감정적 울림이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면에서는? 안타깝다. 20여년 전 가부장 이야기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샤잠! (2019)

관련 프렌차이즈에 대해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봤는데, 보고 나서 찾아보니 디게 오래된 프렌차이즈에다가 관련 업계에 영향력도 컸다고 한다. 4~50년대에 잘나갔던 이야기를 현대 배경으로 옮기는 것이니 어쩌면 '태권브이' 리메이크만큼이나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 같다. 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봐야 할 듯. 한마디로 디게 건전한 슈퍼히어로 영화. 아마도 슈퍼히어로물의 소위 황금시대적 산물을 되살리는 작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에반겔리온'의 신지는 25년씩 이야기가 진행(?)돼도 여전히 징징댈 수 있지만, '마징가 제트'의 코우지는 어떻게 리메이크되어도 정의를 사랑하는 건전한 청소년이어야 하는 것과 비슷할까? 주인공들은 최근 트렌드에 맞게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필요 이상 징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019)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2019)

'홈커밍'을 보면서 "아, 이거야, 그래. 슈퍼히어로물이 좀 이런 맛이 있어야지!" 했었다. 혼자 그리스비극인 척하던 DC 히어로물과, 점점 더 슈퍼로봇대전이 되어가던 MCU 프렌차이즈에 질려버린 시점이었다. 주된 소비자층의 눈높이에 맞춰 소년물로 돌아온 '홈커밍'은 너무 잦은 리부팅 때문에 우려되던 점을 말끔히 씻고, 식상해져가던 스파이더맨 프렌차이즈를 탱탱하게 살려주었다. 상큼하고, 에너제틱하며, 컬러풀한 영화였다. '파 프롬 홈'은 전작의 상큼함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전작의 성공으로 고조된 자신감이 더해져서 통통 튀는 호흡으로 끝까지 달리는 영화. 전작과 마찬가지로 '진지하되, 심각해지지 않을 것'을 모토로 삼은 작품인데, 샘 레이미 버전의 구질구질함을 추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불만이겠지만,

사라잔마이 (2019)

근래 본 시리즈물 중 최고. 11화의 짧은 이야기에 숨막힐 정도로 구성이 짜임새있고,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많으며, 각종의 상징과 기호가 오래도록 곱씹을 수 있을 만큼 여기저기에 잘 배치되었다. 이쿠하라 쿠니히코 애니가 좋다 좋다 말만 많이 들었지 사실 별 흥미가 없었는데, '세일러문' 때부터 쌓인 공력이 대단하다고 이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욕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욕망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것인데, 그럼에도 충족되려면 반드시 타인의 존재와 도움을 필요로 한다. 사랑은 기본적으로 타인을 향한 것인데, 그럼에도 늘상 가장 어둡고 배타적인 이기심과 함께 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나만의 욕망을 추구하매 늘 외롭고, 타인을 사랑하느라 지독하게 폭력적이게 된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2019)

하도 혹평이 하늘을 찔러서, 보기 전부터 각오를 단단히 했다. 도무지 영화를 끝까지 보기가 힘들었던 '아포칼립스'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보고 난 느낌은 '이게 그렇게까지 욕을 먹을 일이었나?' 정도. '아포칼립스' 때 너무 학을 띈 것이거나, 근래 욕을 먹는 영상물들에 같이 욕할 기분이 대부분 안 드는 것으로 볼 때 나이를 먹으면서 취향이 너그러워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영화는 시작부터 전작들의 팬을 불쾌하게 만든다. 찰스 교장님은 그답지 않게 허영심을 부리고, 비스트는 일관성 없이 흔들리며, 진의 각성과 분노는 그냥 초딩스럽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에 애정이 없어져서 그런지 보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졌다. 쟤네들도 사람이고, 1992년이라는 작중 연도로 숫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