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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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워 (2018)
PS2와 PS3로 나왔던 '갓 오브 워' 시리즈는 특유의 맛 간 정서가 중요한 인기 비결이었다. B급 악역처럼 생긴 쌩양아치 새디스트 주인공이 그리스 신화 속 신, 영웅, 거인, 괴수, 일반인들을 닥치는 대로 도륙하는 연출이 상상 이상의 고퀄로 진행되어서, 유저들은 굉장히 음험한 아드레날린으로 '에이 썅 다 죽여버려!' 욕망을 발산하는 게임이었다. 문제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이게 어쩔 수 없이 인플레되어 버려서, 나중에는 주인공의 무의미한 폭력에 유저들도 학을 띄게 된다는 점이었다. 특히 PS3로 나온 '완결편' '갓 오브 워3'에서는 뒤로 갈수록 돈을 쳐바른 고퀄을 즐기면서도 넌덜머리가 났다. 그리스 신화에 깔린 고전의 아우라를 찢어발기면서 신화 속 인물들을 학살하는 카타르시스가 매력 포인트였

라스트 제다이 (2017)
상영했을 때 일정 문제도 있고, 혹평이 너무 많이 들려서 포기했었다. '로그 원'은 재미있게 보았지만 직계 전작이라 할 '깨어난 포스'가 나한테는 별로였기도 했고. 뒤늦게 본 감상은, 의외의(?) 수작. 굉장히 잘 만들어진, 세련된 영화였다. 너무 거대한 프렌차이즈를 이어받으면서도 식상해지거나 패티쉬에 빠지지 않은 채 극중 세상의 다음 시대를 큰 그림으로 잘 그려낸 판타지였다. 나한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이 영화에 팬덤들이 왜 그렇게들 화가 났느냐는 것. 워낙 큰 프렌차이즈이고 관련 덕질의 영역이 어마무지하기 때문에 말 덧붙이기가 조심스럽지만, 나름 30년 넘게 즐겨온 팬으로서 이 작품은 해묵은 프렌차이즈를 시대에 맞게 아주 잘 계승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

셰이프 오브 워터(2017) - '바로 이거예요, 델 토로씨!'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무대 예술에는 여섯 가지 요소가 있어서 그것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여섯 가지는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대략 (1) 플롯 (2) 인물의 성격 (3) 이야기의 메세지 (4) 연기 (5) 음악 (6) 스타일 -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건 플롯의 정합성이며 다른 모든 요소는 부차적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스타일'이라고 번역한 건 일반적으로 '장경'이라고 번역되는데, 배우의 분장과 무대장치 등의 미술적 요소를 말한다. 영화로 치자면 미장센을 포함한 시각적 연출로, 90년대 유행한 '스타일리쉬' 어쩌고가 여기 해당되리라 생각한다. 당연히 무대예술이든 영화이든 이러한 장경, 곧 스타일은 '이야기'와 맞아떨어져야 의미가 있다. 소위 시각적 스타일
오리엔트특급 살인(2017) - 최악
제작 발표 때부터 관심이 많았고, 어떻게든 영화관 가서 보려다가 일정이 여의치 않아 못 봤던 영화. 그런데 뒤늦게 보고 나니 그때 일정이 맞았으면 나 자신도 그렇고, 같이 보았을 사람한테 미안해서 어땠을까 싶어질 정도. 2010년대 들어, 주로 올드팬들과 제작진들 본인의 유년기를 추억하는 듯한 리메이크, 리부팅 작품이 대단히 많았고, 나온 결과물이 올드팬 취향과 다를 경우 내 추억에 뭐 묻었다는 식의 비난이 쇄도했었는데,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다. 시대가, 기술이, 향유층이 달라졌는 걸 뭐 어쩌라고, 싶었다. 원작이야 뭐 요즘 따로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 그냥 선택지가 넓어진 걸로 생각하면 안되는지, 꼭 뒤에 나온 버전을 매도해서 연식을 과시해야 하나 하고 시니컬하게 넘기고 그랬
토르: 라그나로크(2017) - 전우주적 비극은 끝, 이젠 전우주적 희극으로
함께 본 사람은 중간에 졸았다. 그럴 만치 무게감이나 진지함은 얼른 느껴지지 않는, 비디오게임 데모 같은 영화였다. 고전의 신들과 오래된 영웅들이 디스코 조명으로 뽕짝뽕짝하는 비쥬얼이었다. 개그가 속도감있게 펑펑 터져줬지만 해당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해야만 먹히는 개그들인데다 너무 쉴새없이 터져줘서 사람에 따라서는 도중에 질려버릴 수 있었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북구 신화의 장엄함을 초딩 몸개그쇼로 전락시켰다고 화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내게는 대만족. 빠르고, 생각보다 정보량이 많으며, 구질구질한 면이 없다는 점에서 세련되었다. 무엇보다 21세기 블록버스터에서 '라그나로크' 이야기를, 그것도 뉴욕의 마블 영웅들과 크로스오버해서 그리면서 이 이상의 선택지가 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