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라그나로크(2017) - 전우주적 비극은 끝, 이젠 전우주적 희극으로
By 스폰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다. | 2017년 10월 30일 |
함께 본 사람은 중간에 졸았다. 그럴 만치 무게감이나 진지함은 얼른 느껴지지 않는, 비디오게임 데모 같은 영화였다. 고전의 신들과 오래된 영웅들이 디스코 조명으로 뽕짝뽕짝하는 비쥬얼이었다. 개그가 속도감있게 펑펑 터져줬지만 해당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해야만 먹히는 개그들인데다 너무 쉴새없이 터져줘서 사람에 따라서는 도중에 질려버릴 수 있었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북구 신화의 장엄함을 초딩 몸개그쇼로 전락시켰다고 화낼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내게는 대만족. 빠르고, 생각보다 정보량이 많으며, 구질구질한 면이 없다는 점에서 세련되었다. 무엇보다 21세기 블록버스터에서 '라그나로크' 이야기를, 그것도 뉴욕의 마블 영웅들과 크로스오버해서 그리면서 이 이상의 선택지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