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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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법정의 인도기행

쓰는 여행|2012년 11월 17일

39인도의 모든 사원이나 예배소 같은 데서는 그 안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 맨발인 사람들에게는 편리하고 당연한 규칙이겠지만, 신발을 신고 다니는 동방예의지국의 후예인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그때마다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40사원 안에는 여신을 상징하는 새카만 돌이 있는데, 원색을 덕지덕지 발라 그려놓은 얼굴 모습이 기괴한 인형같다. 한쪽에 칼리 여신에게 바친 양의 머리가 매달려 있는 걸 보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신발을 신고 한쪽으로 돌아 나오는데, 그 때 마침 살아있는 양을 도살하고 있었다. 그 과정을 보고 나는 오싹 소름이 돋았다. 단칼에 양의 머리를 베어 죽여놓고는 질질 끌고 나가 가죽을 벗기고 살을 떼어냈다. 종교라는 이름 아래 도살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216p오랜만

원숭이와 폭력의 본질. 11/13, 바라나시

원숭이와 폭력의 본질. 11/13, 바라나시

쓰는 여행|2012년 11월 14일

폭력의 본질 원숭이가 가져간 바나나와 식빵이 아깝고, 앞으로도 예상되는 손해에 대해서 난 불평등과 소통불가능과 공포 그리고 사유재산이라는 폭력의 본질에 대해서 농담을 하며 짐짓 위안을 삼아 본다. 평화란 정말 어려우며 평화로 이르는 길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참사를 나처럼 유머로 넘길 수 있다면 대체로 저 네 가지 이유가 유혈사태로 이르는 것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지금 글을 쓰는 내 방 창문 뒤로 원숭이가 날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구루지(숙소이자 템플인 요기니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의 조언을 받아들여 긴 막대기 하나를 마련하기로 했다. 원숭이는 진짜, 무섭다. 우리 옥상. 우리 방은 루프와 접하고 있다. 밑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서있는 날 보며 유유하게 식빵을 먹고

치쿠와 지나

쓰는 여행|2012년 11월 9일

치쿠의 이메일 주소는 ‘사하라-힌디’ 이다. 사하라는 봉사라는 뜻이다. 그는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도 그에게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그를 알았다. 내게 곤란한 점이라면 여행자로서 언제나 지나같은 사람보다는 치쿠같은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마지막날 밤, 내게 사과를 하려했는지, 작별인사를 하려했는지, 아니면 보다 큰 팁을 요구하려 했는지 그 의도를 알 순 없지만 끈질기게 우리 방문을 두드리는 지나 아저씨에게 우리는 문을 열지 않았다.

사람을 보는 여행에 대해

사람을 보는 여행에 대해

쓰는 여행|2012년 11월 9일

영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과는 얘기할 필요가 없다. 간단한 음식 명, 숫자도 굳이 현지어를 쓰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도 하다. 숫자와 몇 개의 영어단어, 몸짓과 표정으로 대부분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다. 뭔가를 주문할 때 조심스럽지 않다. 그들의 언어를 몰라서 소통이 느려지지만 몇몇은 미안해 하기보다는 고압적이거나 명령조로 느껴지게끔 말하기도 한다. 뭔가를 파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즐거움이 아닌 기분 나쁨이 스치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그들은 손님이기에 장사하는 사람들은 비굴해지게 마련이다. 보드가야의 마하보디템플에 있는 보리수나무 옆에서 머리를 대면서 종교적 행위를 하는 신도. 나는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불교신자들의 모습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

성인 남성 - 보드가야에서

성인 남성 - 보드가야에서

쓰는 여행|2012년 11월 9일

성인 남자 사진은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템플 대탑 앞.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여성 뒤에 예수처럼 보이는 사람이 내게 재밌는 포즈를 취해보이고 있다. 사진속의 빛은 임의로 삽입한 것. 붓다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태국에서 온 불교신자들이 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남성인 승려들과 여성인 신도들이 확연히 구분된다. 이곳에 있는 보리수 나무는 예전의 그 보리수나무는 아니라 한다. 하지만 불교도들과 힌두교도들은 이곳을 신성하게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