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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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의 맛 秋刀魚の味 (1962)
카메라를 기준으로 인물보다 더 근접한 위치에 굳이 눈에 띄는 피사체를 놓음으로서 중첩(重疊)되는 오즈 야스지로의 카메라 시선은, 본래라면 눈에 보이지 않았어야 할 "공간"을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무언가로 만들어 관객의 눈 앞에 내려놓는 요술을 부린다. 그로 인해 관객은 감독의 의도에 이해 인물에게 닿지 못하고 멀찌감치 떨어지게 된다. 대체적으로 관조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 세계관 안에서도 유독 정적인 영화. 마치 첫 눈이 내린 새벽녘처럼 시공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준다. 영화 속에선 이렇다 할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궁금한 전개도, 기대 할만한 결말도 없다. 말로 설명할 수 있을만한 유일한 "일(?)"이라면 히라야마의 외동딸이 마지막에 시집 간다는 것 뿐. 그러나 그것을

슈퍼걸 204
지구에 숨어 사는 외계인들을 미국 내 이민자로 은유한 에피소드. 착취에 대한 메시지도 그렇고, 같은 화성인끼리 서로 다른 환경에 처한 이민자로서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도 흥미롭다. 대선 앞두고 정치적인 스탠스를 너무 대놓고 드러내는데? 그런데 벌써 외계인이 이 정도로 드글거리는데 CW 세계관이랑 진짜 통합해도 괜찮은 건가 이거? 리나 루터는 한 회에 한 번 씩은 등장하나본데,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거 보니까 낌새가 이상하다. '스몰빌'의 테스 머서 포지션인 줄 알았는데 사실 렉스 루터처럼 돼 버리는 건 아닐까. 어쨌거나 현재 드라마에서 제일 궁금한 캐릭터 중 하나고. 마찬가지로 카라 댄버스로서의 기자 생활이 조금씩이라도 매 회 다뤄지는 점 역시 맘에 든다. CW 슈퍼히어로 드라마는 서브

동경 이야기 東京物語 (1953)
영화가 깊게 여운을 남기는 관념, 내게 그것은 "가족이라는 집단의 아이러니"다. 장남 코이치와 차녀 시게는 연로한 부모를 부담스러워 하고 과부가 된지 오래인 삼남 쇼지의 아내, 즉 며느리 아닌 며느리 노리코만이 진심으로 극진히 보살핀다. 바쁜데 왔다며 노부모를 보며 투덜대는 차녀, 그러나 보조 미용사를 둔 동네 미용실 원장이다. 촌각을 다투거나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직업군도 아닐 뿐더러 손님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 노모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도 다급한 기색 하나 없던 장남은 애초에 직업이 의사. 언젠가 키타노 타케시가 한, "가족이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다"라는 말은 어쩌면 이 영화와 가장 가까운 정서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을까. 이기적이고 무심한 자식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