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U MISS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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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posts애프터썬
영화는 여름방학을 맞이해 아빠와 함께 찾은 튀르키예의 한 호텔에서 며칠간의 휴가를 보내는 소피의 이야기다. 그 휴가에서 소피는 구질구질한 화질의 캠코더로 아빠와 스스로를 기록하고, 호텔 로비의 오락실에서 간간히 오락을 하며, 바다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물론 그 사이사이 소피가 아빠와 뜬금없는 신경전을 벌이거나, 호텔에서 처음 만난 한 소년과 첫키스를 나누는 등 그녀의 전체 인생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분명 중히 여겨질 지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든 은 일견 별 내용 없는 일종의 브이로그처럼 보일런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정말로 그 호텔에서 보내는 며칠간의 크고 작은 상황들이 영화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이야기도 아니고, 단지 크고 작은 상
유 피플
영화는 이미 수도 없이 확대 재생산 되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에 지나지 않다. 물론 그런 이야기 구조를 차용 했다고 해서 을 마냥 비난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옛날의 셰익스피어가 어찌 이토록 대단한가-를 느끼는 것에 더 가까움. 어쨌든 이번 영화의 로미오는 유대교 집안의 백인이고, 줄리엣은 이슬람교 집안의 흑인이다. 종교와 인종의 차이만으로도 이미 벅찰 지경인데, 두 주인공인 에즈라와 아미라는 결혼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그 이상의 난이도를 체험하게 된다. 그것은 흑인에 대한 백인의 무지와 동정심에 같잖은 정치적 올바름을 곁들인 형태, 그리고 백인에 대한 흑인의 피해의식과 고집이 완성한 형태로 이원화 된다. 아, 백인과 흑인 모두를 비판하는 듯한 이런 문장이
디보션
한국 전쟁이야 한국인인 우리네 입장에서는 그 당시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임한, 그야말로 살고 있던 세상이 뒤집어지는 그 무언가였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제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기 사이 애매하게 걸쳐있던 전쟁이었기에, 미국인들은 그 전쟁을 이른바 잊혀진 전쟁이라고들 부른다 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전쟁이라니, 얼마나 슬픈가. 나도 한국인이었기에, 한국 전쟁에 임했던 미국인들의 상황이나 마음가짐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솔직히 말하면 별 신경 안 쓰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며 알게 된 건데, 한국 전쟁이 그저 잊혀진 전쟁이라고 불리기엔 미국 전쟁사에서 여러모로 꽤 중요한 지점들이 있는 전쟁이었더라고? 냉전 시기 소련을 배후로 한 공산권과의 첫 물리적 전쟁이기도 했고, 무엇
나르비크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략적 요충지였던 노르웨이의 나르비크. 이 작은 마을을 차지하기 위해 나치 독일군이 몰려든다. 기세등등 하다못해 마치 제대로 맞붙기도 전에 이미 승리라도 한 것인양 당당히 구는 독일군 앞에, 나르비크를 수비하고 있던 노르웨이군은 후일을 도모하며 빠른 걸음으로 퇴각을 서두른다. 그렇다면 지금 수비대도 없는 나르비크에 남은 것은 누구인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그것은 무력한 민간인들이고 이들은 어찌되었든 자기 눈앞의 생을 살아내야만 하는 처지에 처한다. 사실 는 전쟁 영화적 스펙터클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다. 연합군 측 영국함대와 독일함대 사이의 치열한 공방전은 극중 인물들의 대사로만 그 구체성을 띌 뿐, 그것이 실제 화면에 비치는 순간은 얼
페일 블루 아이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독을 즐기는 듯한 형사가 셜록 홈즈의 역할로 등장한다. 여기에 왓슨 박사 역할을 해줄 명석하되 연약한 시인이 그를 보좌, 그리고 아이린 애들러처럼 팜므파탈 역할로 배정된 의문의 여성 역시 모두 제자리에 선다. 장르적 정공법을 취하는 듯한 이런 초기 설정 때문에, 의 미스테리는 오히려 모든 게 다 해결된 뒤에야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스포 블루 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