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네 집

댄서. 세르게이 폴루닌

By  | 2017년 6월 1일 | 
댄서. 세르게이 폴루닌
독서회 모임이 취소되었는데, 기왕에 시간을 빼 놓은거 영화나 보자해서 독서모임 멤버랑 <댄서>를 보러 갔다. 나는 현대무용 팬이고 다른 멤버는 발레 팬이라... 댄서는 영국 로얄발레단 수석이었던 우크라이나 출신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에 대한 다큐멘타리다. 뚜렷한 재능을 가진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부모 입장에서 고민하지만 정작 아이 당사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같이 본 아줌마랑 김연아 선수나 '빌리 엘리어트' 에 대해 얘기하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 그보다도 영화관을 나서면서 나눈 대화. " 요가라도 시작해야 하는거 아닌가 몰라요" " 아니 무슨.. 이번 생은 글렀어요. 우리와 어찌 같은 종(spieces)이라고 볼 수 있나

라라랜드의 마지막 8분

By  | 2017년 3월 28일 | 
남들 다 본 라라랜드를 보지 못했었다. 어찌 하다보니 타이밍을 놓쳐서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한참이나 지난 뒤에 집에서 가까운 극장에 걸린 걸 보고 조조를 보러 갔다. 혼자서... 꿈과 희망, 진로 문제와 본격 사랑의 변주 속에서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청춘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고 예쁜 영화였다. 문제는 2시간 8분의 러닝타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가방 속에서 울려대는 핸드폰. 진동으로 해놓으니 가방을 안고 앉아있는 내 몸통을 통해 의자까지 드르륵 드르륵 떨리는 기분이 들었다. 가방을 살짝 들추고 남편임을 확인하고 거절을 눌렀다. 1분도 안되서 다시 드르륵 드르륵. 다시 거절. 옆 사람 눈치도 보이고 좌불안석이 될 무렵 영화는 마지막 시퀀스가 시작되었다. 다시 드르륵거렸다. 가방을 들추고 문자온걸 확

교토여행 1)

By  | 2016년 4월 8일 | 
교토여행 1)
보이는 것 모두 꽃 생각하는 것 모두 달 -마쓰오 바쇼-

한라산

By  | 2016년 10월 7일 | 
한라산
이번 태풍이 오기 전, 지난 연휴에 제주도에 갔다. 3박 4일이었는데 그동안 한라산에 두 번 갔다. 친구들한테 얘기하니 이해를 못한다. 올라갔다 내려왔다를 두 번 반복했다는 얘기다. 모두 묻는다. 왜 ??? (에잇, 남편이랑 가면 그렇게 된다.) 원래 둘째날 성판악 코스로 정상에 갈라 했는데 그날 비가 온다고 해서 가는 당일날 날씨가 괜찮길래 얼른 영실로 올라서 윗세오름까지 갔다.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하니 아예 못가게 될까봐.... 좋았다. 이완맥그리거가 나오는 <유령작가> 배경이 되는 곳 같지 않은가? 적당히 황량하고 구름 속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정말 맘에 들어서 오길 진짜 잘했다는 생각으로 남편을 급칭찬해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렇게 팔짱도 끼고....흠....근데 돌아오기로 한 날

패터슨

By  | 2018년 1월 21일 | 
시같은 영화 패터슨을 보았다. 뉴저지 패터슨시에서 버스 드라이버로 일하는 패터슨은 시를 쓴다.매번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서 규칙적인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의 눈에 비치는 평범한 사물들은 시가 된다. 패터슨과 함께 사는 로라는 패터슨과는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즉흥적이고 예술적이다. 나는 둘의 관계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둘은 많이 사랑하지만 서로의 세계에 대해서 간섭하지 않는다. 서로 격려해주고 각자의 세계를 인정해준다. 그렇지만 간섭이 없다는 것에 내가 괜히 불안함을 느꼈는지 뭔가 위태로워 보였다. 관계라는 건 그런게 아니여~ 이러면서 꼰대같은 얘기를 막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짐자무쉬감독은 시와 같은 압축을 통해서 말하려고 했던 것 같다. 좀 더 심오한 어떤 것을. 로라가 '패터슨'이라는 시집을 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