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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블루스

By  | 2012년 7월 2일 | 
포스트맨블루스
처음보았던 일본영화는 동생과 함께 보라매 공원 쯤에 있었던 한 극장에서 보았던 '춤추는 대수사선' 이라는 영화였다. 일본영화가 정식으로 수입되어 영화관에 막 상영되기 시작했던 터라 화면밖으로 들리는 일본어 대사도 신기하고 여러모로 신기했다. 그런데 이거 영화가 무지하게 재미있는거다. 출발이 좋아서 그랬던가? 그 이후로 일본영화가 참 좋았다. 그때는 집에 컴퓨터만 있고 인터넷은 되지 않았던 때라 / 가끔 전화선 연결해서 쓰기도 했지만 / 왠만한 영화는 비디오대여점에서 빌려다 보았다. 자주봐야 일주일에 한번정도 빌려보는 정도였지만 그 주의 여러신작 중 일본영화가 끼어 있으면 왠만해선 일본영화를 빌려다 보았다. 첫 일본영화 이후로 왠지모를 신뢰감 같은게 있었다. 이후

미드나잇인파리

By  | 2012년 8월 15일 | 
미드나잇인파리
간간히 포털 메인에 뜨는 취업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이력서 취미란에 영화보기 같은걸 쓰면 굉장히 특색없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영화라는 매체가 누구에게나 굉장히 친숙하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턴가 참 오랜만에 영화를 보게 되도 뭔가 습관적인 행위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영화라는 매체가 너무 익숙해진걸까.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영화를 봤다. '이건 영화가 아니라 작품인데.' 이야기와 음악, 특히 이야기를 통해 은근히 던지는 메시지가 매우 좋았다. 정말 멋있었다. 영화는 글과 음악, 연기, 사진, 미술, 조명 등 여러 장르의 예술이 하나의 작품 안에 잘 버무러진 종합예술이라는 사실을 딱히

탈출! 트라우마 도전 21일

By  | 2012년 7월 2일 | 
탈출! 트라우마 도전 21일
어제 심각하게 방청소를 했다. '곰팡이는 내 벽지~ 바퀴벌레는 내 반려곤충~' 뭐 이런 수준의 방은 아니라 방청소라는 것에 심각하게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도 우습지만 괜히 방 위치를 좀 바꾸겠다고 책상이랑 침대랑 다 들어내고 이리 저리 옮겨대 준이사 수준의 청소를 했다. 방안에 배치를 옮길때마다 참 웃긴게, 마지막으로 방안 배치를 옮길때도 '내 방안에 이보다 더 완벽한 배치는 없어.' 라고 생각하고 벽에다 덕지덕지 이것저것 붙여놨었는데 다시 다 띄어내며 '역시 다이아몬드 빼고 영원한 건 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청소를 마치고 혼자 만족하여 '진짜 내 방안에서 더 이상의 배치는 나올수가 없다' 라며 또 벽에다 뭔가를 다시 덕지덕지 붙여댔다. 언젠

스트레인저

By  | 2012년 8월 16일 | 
비가 내리고 하늘은 흐렸다. 뿌옇고 까무잡잡한게 의무적으로라도 괜히 축쳐져야 할것 같은 기분이었고, 구미의 한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친구는 1톤 포터를 끌고 나와 드라이브를 시켜주었다. 자리는 앞에 운전석과 조수석 두개 뿐이었고 트럭 짐칸에는 책상 같은 사무용품과 뭔지 모를 자재 같은 것들이 실려있었다. 포터를 타고 가다 멈추고 싶은 곳에 잠시 세워두고 좀 걷다가 다시 포터를 타고 가다 고기집 앞에 세워두고 밥을 먹고 그런 식으로 정처없이 한 두 시간을 보냈다. 의무적으로라도 괜히 축쳐져야 할것 같은 날씨라지만 남자 둘이서 칙칙하게 이게 뭐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라디오에선 빌리조엘의 스트레인저라는 음악이 흐르는데 음악을 듣고 있으니 이렇게 정처없이 돌아다니 것에 대한 주

Un amico

By  | 2012년 8월 16일 | 
타란티노의 영화는 그냥 그럴 때도 있지만 음악은 항상 좋다. 한때 타란티노를 매우 좋아해서 그의 회고록 비스무리한 것을 읽었던 적이 있다. 비디오대여점에서 일을 하며 먹고 자던 영화광이 영화에 대한 별도의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점점 오락영화 거장의 반열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면 가끔은 경이롭기까지 하다.